'한수진 2골' 여자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5전 전승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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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사진=하키포토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사진=하키포토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새러 머리(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은 8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리그) 대회 최종 5차전에서 네덜란드를 2-0으로 꺾었다. 연세대 기악과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한수진(29)이 2골을 터트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5전 전승(승점 15)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04년 IIHF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한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내년도 디비전 1 그룹 B로 승격하는 감격을 맛봤다.

나란히 4승을 기록중이던 한국과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 팽팽히 맞섰다. 한국은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결장했던 간판 수문장 신소정(26)이 골문을 지킨 것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 내내 가동된 공수 조합으로 네덜란드전에 나섰다.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한수진, 사진=하키포토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한수진, 사진=하키포토

한국은 2피리어드 16분 4초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박종아가 슈팅한 것이 상대 골리에 리바운드됐고 한수진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네덜란드 골 네트를 갈랐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도 한수진-박종아의 콤비 플레이로 만들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시작 56초 만에 파워 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찬스를 잡고 맹공을 퍼부었지만 리사 담스가 지키는 네덜란드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2분간의 파워 플레이 종료가 가까워오던 2피리어드 2분 53초에 한수진과 박종아 콤비가 추가골을 합작해냈다. 이은지의 패스를 받은 한수진이 공격지역 오른쪽 서클에서 골대 뒷공간의 박종아에게 퍽을 내준 후 문전으로 파고 들었다. 박종아가 기막힌 타이밍에 내준 리턴 패스를 한수진이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마무리해 네덜란드 골 네트를 갈랐다.

이후 한국은 네덜란드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빙판과 벤치에 있던 선수 22명 전원이 한데 엉켜 우승의 감격을 함께 나눴다.

대회 MVP에는 골리 한도희(22)가 뽑혔다. 한도희는 무릎 부상을 당한 신소정 대신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4경기에서 경기당실점률(GAA) 0.75, 세이브성공률(SVP) 0.952의 철벽을 과시했다.

2016년 IIHF 랭킹 23위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3년 4월 스페인 푸이그세르다에서 열린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B에서 우승, 디비전 2 그룹 A로 올라왔다. 4년 만에 디비전1 그룹B 승격에 성공해 올해 세계 랭킹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 진출권을 획득한 2018 평창 올림픽 본선 B조에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과 맞붙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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