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文…프레임ㆍ네거티브ㆍSNS 등 3대전략 공세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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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재인 후보 캠프 사무실은 술렁거렸다. 여기저기서 “언론이 의도적으로 안철수를 밀어주는게 아니냐”는 불만 섞인 말도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해왔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핵심 참모들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였다. 내부적으로는 전략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이상 대세론에 기댄 ‘지키기 전략’을 고수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적폐연대’ =안 후보에 대한 대응책의 핵심은 ‘적폐연대’ 프레임이다. 이날 전남 목포 신항을 방문을 문 후보는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질문을 받자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그는 “음…”이라며 한참 답변을 고민하더니 “안 후보와 저의 양자대결 (구도가) 된다면 이는 정권교체 후보와 적폐세력과 함께 정권을 연장하려는 후보간의 대결”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적폐세력 쪽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 세력인지에 대한 답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를 자유한국당ㆍ바른정당 등 구 여권과 연관짓는 고리는 국민의당의 의석 수다. 이언주 의원의 합류로 40석이 됐지만 연정에 가까운 연대 없이는 정국운영이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김태년 문 후보 특보단장은 “40석 초미니당이 의회 과반의 협조를 얻기 위해 적폐세력과 손잡는 적폐연대를 할지 밝히라”며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될지 모호하게 넘기지 말라”고 말했다.

 민병두 공동 특보단장도 “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반기문을 지지했다가 황교안으로, 다시 홍준표로, 또 다시 안철수 후보로 이동한 것일 뿐”이라며 “현재의 안 후보 지지율은 맥주거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가동=네거티브 없는 정책선거를 표방했던 기조도 바뀌었다. 강기정 캠프 상황실장은 통화에서 “지금껏 문 후보에게 집중됐던 검증이 이제 안 후보에게 본격적으로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안 후보가 한 강연에서 전주 지역 조직폭력과 관련 있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게재했다”며 “일각에선 호남 경선에서 선거인단을 렌터카로 ‘차떼기’ 동원을 위해 조폭의 손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후보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미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안철수 파일’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정책선거를 하자는 문 후보의 뜻에 따라 그동안 자제해 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안 후보가 2005년~2011년 포스코의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시절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을 문제삼았다. 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로 포스코의 경영 부실을 가져온 정 전 회장의 선임 때 안 후보는 찬성투표를 했고, 정치권 개입조짐도 느끼지 못했다고 그를 두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 전 회장 선임에 반대하며 사외이사직에서 사퇴한 점과 대조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여론’ 재정비=문 후보측은 진보진영의 ‘놀이터’라고까지 불리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여론전에도 정비에 들어갔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캠프 소셕네트워크서비스(SNS) 본부장은 “지난주까지 SNS와 온라인 공간에서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루다가 이번주들어 긍정적 언급이 급증한 것에 미처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공간과 자발적 콘텐트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ㆍ유성운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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