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쓰러진 시민 심폐소생술로 구한 '9분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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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일구 예비군 동대장

사진=강일구 예비군 동대장

육군 17사단 소속의 예비군 동대장이 운동 중 쓰러진 민간인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17사단 미추홀부대 예하 인천 동구 금창ㆍ송림동대의 강일구 예비군 동대장(예) 소령(44세)이다.

지난 25일 오전 7시경 인천 가좌진주공원에서 운동중이던 강 동대장은 테니스를 하던 민간인 남성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상황을 목격했다.

쓰러진 환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나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 동대장은 즉시 달려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119신고를 요청했다. 환자는 호흡과 맥박이 없었고 쓰러질 때 혀를 깨물어 입안에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

강 동대장은 즉시 환자에 입안에서 출혈과 함께 기도로 말려들어간 혀를 빼서 기도를 확보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강 동대장은 약 9분 동안 온몸이 땀에 젖도록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번갈아 실시했고, 이로 인해 환자의 호흡이 불규칙하게나마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후 도착한 119구조대원과 함께 AED(자동제세동기)를 활용하여 심폐소생술을 지속했고, 환자는 의식이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호송되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인천 석남 119안전센터의 정유진 소방사(26세)는 “조금만 늦었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강일구 동대장의 빠른 초동조치 덕분에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신속한 초동조치와 심폐소생술로 국민의 생명을 구한 강 중대장의 미담은 지난 29일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생명을 구한 예비군 중대장 강일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한 강 동대장은 “예비군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하는 담당교관으로서 실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실수 없이 국민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며 “대한민국의 군인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칭찬을 받게 되어 쑥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2년도에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응급처치법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강 동대장은 미추홀부대에서 예비군 훈련 심폐소생술 담당교관으로 임무수행 중이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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