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구에서 아침 일찍 차를 타고 왔다는 이동형(52)씨는 “색깔 없이 부모의 심정으로 왔다”며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과 같은 또래라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이씨의 부인 박영란(48)씨는 “유가족이나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손 한 번 꼭 잡아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목포에서 물리치료사를 하는 김기수(39)씨는 “실제 세월호를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미수습자 유해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더 중요하다.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의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안으로 세월호를 확인할 수 있는 항만 입구 펜스는 시민들이 단 노란색 리본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입구 옆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각자의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철제 펜스에 묶었다. 리본에는 ‘세월호에 숨겨진 진실을 인양하라’ ‘4?16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목포신항 입구엔 많을 땐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이기도 했다.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목포 혜인여중 학생들은 세월호를 앞에 두고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고 조용히 기도를 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요한(당시 17세?단원고 2학년 4반)군의 아버지 임온유(56)씨는 “시민들의 힘으로 세월호가 올라온 것”이라며 “국민들이 뜻을 모아서 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