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컴퓨터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독과점 판매를 비판하고 나섰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무리하게 인상하고 일부 프로그램은 묶음 판매를 한다는 것이다.
계약액 작년대비 1억4800만원 늘어 #한글워드는 5년 만에 43.9% 인상 #독점 지위 이용해 묶음판매도 심각
도교육청은 이달 초 금년도 업무용 소프트웨어 사용권 계약을 마쳤다. 도교육청은 본청과 900여 곳 초·중·고, 직속기관 등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일괄 계약한다. 올해 계약금액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22억8000만원, 한글과컴퓨터에 17억3500만원 등 총 40억여원이다. 지난해보다 1억4800만원이 늘어났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전자결재와 문서 작성에는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워드(아래아한글)를 가장 많이 사용해 왔다. 그래서 한글과컴퓨터는 사용료를 해마다 5∼10% 인상하고 있다. 5년 만에 43.9%가 올랐을 정도다. 또 표 계산에는 MS의 엑셀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쓰고, 보고서와 발표 작성에는 MS의 파워포인트를 가장 선호한다. 여기서는 MS가 독과점 지위를 누린다. 소비자가 자사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는 걸 이용해 엑셀과 파워포인트 두 프로그램을 묶어 판매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묶음 판매에 가로막혀 대체 프로그램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한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도교육청의 소프트웨어 예산이 해마다 늘어나자 삭감을 예고했다.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늘어나면 승인할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도교육청 재무정보과 남시태 사무관은 “독과점 문제를 풀지 않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선호도가 낮은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