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계 재산 리모델링] 이자 갚기도 벅찬 40대 맞벌이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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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남편은 공무원이고 저도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쑥쑥 자라면서 지출이 점점 늘어나는데다 노후 준비도 서둘러야 하는데 대출금이 많아 걱정입니다.

전남에서 작은 건설회사에 다니는 박모(40)씨는 공무원인 남편(44세)과 10대 중.초반의 세 자녀를 두고 30평형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싶은데 저축을 하기는커녕 대출이자를 갚기도 벅찬 상황이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문단에 문의해 왔다.

# 손쉬운 대출이 치명타가 된다

박씨는 주택 구입 등으로 3900만원의 빚을 졌다. 이 금액을 넘어서는 돈을 또 빌릴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친지에게서 2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빌려 소모품인 차량을 구입했다. 3900만원의 대출금은 2007년에 받을 행정공제회 적금으로 변제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 구입 자금도 9월에 타는 곗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 대출로 2007년에 모두 갚을 생각이다. 그리고 남편이 퇴직한 뒤에는 아파트를 매각해 단독주택을 짓고 퇴직연금과 국민연금 등으로 생활할 계획이다.

박씨는 남편이 공무원이어서 강제로 저축(행정공제회)이 이뤄지고 공무원 연금도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다른 가계보다 자산 형성에 유리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처럼 유리한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충분한 자산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았다. 이미 가계에 부담이 생겨 마이너스 대출을 이용해 가끔 생활비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본인의 자산 상태와 앞으로의 자녀 교육 및 결혼, 그리고 노후자금 등에 대한 명확한 재무목표와 계획이 없이 대출을 쉽게 이용한 결과 현재 순자산 규모는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 역시 구입한 아파트의 평가가치일 뿐 현금은 아니다.

박씨의 가정은 지금 상태로는 아무리 남편의 정년이 보장된다고 해도 목돈을 만들어 세 자녀를 교육하고 노후준비를 한다는 게 무리일 수밖에 없다. 가장 시급한 목표는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 자산을 팔아 빚부터 갚자

가장 손쉽게 빚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구입한 차량을 매각해 대출금을 상환하고 중고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을 검토한 뒤 새차를 샀겠지만 현재의 자산 규모로 볼 때 무리한 결정이었고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결정해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급여생활자임을 고려할 때 연금을 담보로 한 대출보다는 연말에 소득공제가 가능한 주택 관련 대출을 받아 매월 원리금을 상환하는 것이 계를 이용해 목돈을 마련한 뒤에 대출금을 갚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유리하다.

박씨의 남편은 재테크 방법으로 소를 살 계획이 있다.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차량을 매각한 뒤 일부 자금을 이용한다면 적절한 투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후를 위한 계좌를 별도로 만들고, 자녀별로 통장을 만들어 작은 금액이더라도 장기간 적립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보다 지혜로울 수 있다. 그리고 공제회 적금으로 마련될 목돈은 노후자금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자.

# 보험 리모델링으로 위험 보장을 강화해야

박씨 가정은 월소득의 10% 이상을 보험료로 내고 있지만 현재의 보험 가입 상황을 살펴보면 보험료에 비해 위험보장 내용은 미흡하다.

우선 남편의 종신보험 일반사망 보험금이 5000만원으로 적다. 현재 자산에 대비한 부채 비율이 50% 수준이고, 순자산이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며 앞으로 10여년 동안은 세 자녀의 교육비와 그 후 결혼자금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더구나 현재 가장의 나이가 제일 위험한 40대 중반이다. 만약 이 가정의 가장에게 뜻밖의 사고나 질병이 생겨 보험금 5000만원을 지급받는다고 해도 지금의 자산과 그 후에 지출될 필요 자금의 차이가 커 남은 가족의 생활은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남편의 일반 사망 보험금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도 월 수입에 비해 내는 보험료가 많기 때문에 지금 가입돼 있는 종신보험의 보험료 납입기간 10년을 60세나 65세로 바꾸길 권한다. 만일 기간을 60세로 수정하고 정기특약을 보완한다면 남편이 보장받을 수 있는 일반 사망 보험금은 1억5000만원이 될 수 있다. 이때 월 보험료는 22만4300원으로 지금보다 1만원 정도 늘지만 일반 사망에 대한 보장 금액이 3배로 올라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자녀 셋은 1개씩의 보험에 저렴하게 잘 가입돼 있어 수정할 필요는 없다. 박씨 본인은 상해보험 2개와 암보험 1개에 들었는데 상해보장보다는 부인병을 포함한 폭넓은 질병보장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우선 급하지 않은 사망 보장을 제외하고 암과 모든 질병이 포함된 순수 보장형의 의료비 보험에 가입하면 월 3만1000원으로 8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렇게 수정하면 월 보험료도 28만7300원으로 지금보다 조금 절약하면서 보장 내용을 많이 보완할 수 있다.

정리=김준술 기자

◆ 이번 주 자문단=김대환 미래에셋증권 삼성역 지점장, 김은미 국민은행 분당 PB센터 PB팀장, 권남원 웰리치 F&I 대표이사, 길연진 이넥스플래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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