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 수익 꾸준…제주 수익형 호텔에도 '옥석'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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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국내 경제를 뒤흔들면서 부동산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집값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고 상가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이 시기에 등장한 틈새 수익형 상품이 분양형 호텔이다.  

공급 과잉 '빨간불' 켜졌지만 알짜 호텔 적잖아 #1억4650만원 투자하면 월 61만원 수익 #호텔 운영 주체 확실해야

당시 국내 숙박업계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고, 호텔 공급은 막 늘어나기 시작했다.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처럼 실별로 개별등기를 할 수 있다. 객실별로 주인이 다르다는 의미다. 관리업체가 한꺼번에 위탁 받아 운영하고 매월 수익금을 지급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월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호텔 공급은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지역에 몰렸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최근 4년간 제주도엔 분양형 호텔 1만2000실이 공급됐고 공급 과잉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발전연구원은 2018년 제주도에 호텔 4330실이 넘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자 제대로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호텔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5%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들면서 공실(빈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공실이 늘고 있지만 객실 가동률 85%선을 유지하며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호텔도 적지 않다. 이들 호텔의 공통점은 운영 주체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호텔은 객실 가동률에 따라 수익이 확 달라져 누가 운영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재호 세안호텔그룹 운영본부장은 “부대시설 운영 노하우나 고객 동선에 따라서도 수익이 달라질 수 있어 호텔 경영 노하우가 있는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평균 임대수익률은 대개 연 5~6%선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오션팰리스가 대표적이다. 257실로 이뤄진 이 호텔은 문을 연지 올해로 5년째다. 매월 연 5% 수준의 임대료가 지급되고 있다. 60㎡(약 18평)를 1억4650만원에 분양 받았다면 월 61만원의 수익이 나온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오션팰리스 전경.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오션팰리스 전경.

대출을 활용했다면 수익률은 조금 더 올라간다. 분양가의 50%인 7280만원을 대출 받았다면 이자(연 4%)를 내고도 연 6%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105㎡(약 32평)도 수익률은 비슷하다. 월 120만원의 수익이 나온다. 분양가는 평균 2억8710만원이었다.

다른 호텔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대시설도 중요하다. 비슷한 수준의 숙박료를 내야 한다면 편의시설이 있는 곳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오션팰리스의 경우 회의나 모임을 위한 비즈니스센터,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제주도 토속음식 전문점, 편의점 등이 입점했다.

계약자간 의견 통일도 중요하다. 이 호텔은 전체 257실 중 231실을 위탁운영업체가 맡아서 운영한다. 26실만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대개 소유자가 직접 입주했거나 장기 임대를 놓는 경우다.

김의열 오션팰리스 사무총장은 “한대 임대료 지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소유주간 의견일치로 운영방식이나 업체를 새로 지정하면서 연 5% 이상의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오리엔탈 패밀리 스위트 객실 내부.

오리엔탈 패밀리 스위트 객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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