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중국의 '판다 외교' 들여다보기...빌려준 판다가 낳은 새끼도 중국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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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판다 두 마리가 미국 뉴욕에 상륙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판다가 정치, 외교 등의 영역보다는 민간 차원의 따뜻한 관계(warm feelings)를 촉진함으로써 중국의 강성외교를 완화하는 보조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빌려준 판다는 모두 2239마리다.

미국 뉴욕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판다 무도회.

미국 뉴욕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판다 무도회.

 2월 8일(현지시간) 뉴욕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에서 판다 무도회(Panda Ball)가 열렸다. 판다를 뉴욕에 데려오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약 4시간 동안 50만 달러가 모였다. 수년 전부터 판다를 뉴욕시 동물원에 들여오기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한 캐롤린 멜로니 연방하원의원은 이날 판다 무도회에 참석해 “그동안 내가 어딜 가든 시민들은 나에게 언제 판다가 뉴욕에 오느냐고 물었다”라며 “2020년까지 새로운 판다 한 쌍이 뉴욕에 있는 브롱크스 동물원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털북숭이 동물이 뉴욕시 경제에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다 무도회에 참석한 캐롤린 멜로니 연방하원의원(오른쪽)

판다 무도회에 참석한 캐롤린 멜로니 연방하원의원(오른쪽)

그동안 뉴욕시에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판다의 도입을 주저했다. 판다 한 마리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연간 100만 달러의 임대료, 하루에 먹어대는 대나무 40㎏을 포함한 엄청난 식대, 중국에서 파견하는 사육사 인건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임대 기간은 10년으로 연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판다의 새끼는 중국 소유임을 인정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과 까다로운 조건으로 현재 미국에는 애틀랜타와 워싱턴 그리고 샌디에이고와 멤피스 지역에 있는 네 군데 동물원에서만 판다를 사육하고 있다. 최근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판다 유지 비용을 시민 세금이 아닌 시민 단체 등 판다 애호가들의 기부금 등에서 활용하는 조건으로 판다를 뉴욕시에 도입하는 것을 승인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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