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그것 아나요? 실은 아이가 부모를 키우고 있다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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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건 대단한 착각이다. 어른의 대화 덕분에 아이가 말을 시작하게 됐다고, 잘 타이르고 훈육했기 때문에 아이가 삶의 규칙들을 익히게 됐다고 자부하는 부모들은 『부모님 제대로 키우는 법』(카타리나 그로스만 헨젤 글·그림, 듬뿍, 32쪽, 1만5000원)을 읽어봐야 한다.

갓 태어나서 부모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한 아이는 그들이 자신의 뜻을 좀체 못 알아채는 걸 알고 어쩔 수 없이 말을 배웠다. 부모님이 있는 친구들을 만나서 어떻게 하면 부모를 마음에 들게 길들일까 의견도 나눴다.

부모에게는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 아이를 기분 좋게 해주는 법도 차근차근 가르쳤다. 그러다가 아이가 얻은 결론은 ‘모든 교육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때부터 관대한 마음으로 부모를 꼭 끌어안아 준다.

영문도 모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부모는 제대로 길들여진 게 틀림없다. 현실의 부모 모습 그대로다.

자, 이제 누가 누구를 키운다고 보는 게 맞을까.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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