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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 밝힌 야시장에 손님 북적 상인들 “이제야 서문시장 같네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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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이 지난 2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가득 메웠다. 야시장은 휴장 93일만인 지난 3일 재개장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이 지난 22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을 가득 메웠다. 야시장은 휴장 93일만인 지난 3일 재개장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제야 북적북적 서문시장 같습니다. 살맛 납니다.”

재개장후 화재전보다 방문 더 늘어 #평일에도 4만여 명 찾아 상가 활기 #피해 4지구에 오늘 성금 75억 전달 #상인들 “장사 재개 희망 생겼어요”

지난 22일 오후 8시쯤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 동문 입구부터 서문 입구까지 350여m 길이의 도로에 70여개의 판매대가 늘어서 있었다. 스테이크·막창·피자·초밥 등 먹을거리와 액세서리, 초상화 등 다양한 물품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저녁 시간이지만 야시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야시장 인기 메뉴인 소고기 초밥, 스테이크 판매대에는 수십 명의 손님이 줄을 서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초밥을 먹고 있던 대학생 이현우(21·대구 서구 평리동)씨는 “야시장 재개장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왔다. 분위기도 좋고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종류별로 맛볼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최석호(34·대전 서구 복수동)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서문시장 야시장 게시글을 보고 가족과 함께 찾았다”며 “서문시장 구경도 하고 대구의 명물 음식들도 먹을 수 있어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상인들은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밝은 표정이었다. 삼겹살 요리를 판매하는 상인 추정숙(48·여)씨는 “4지구 화재 피해상인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석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야시장 재개장이 미뤄지며 마음고생이 많았다”면서 “재개장 후 예전보다 손님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지난해 11월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임시휴장을 했다. 이후 93일만인 지난 3일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개장은 성공적이었다. 이전보다 방문객이 늘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화재 발생 전 서문시장 야시장의 방문객은 평일 2만5000명, 주말 8만명 수준이었다. 재개장 후에는 평일 4만명, 주말 10만명이다. 야시장이 재개장하면서 기존의 서문시장 내 상점들도 같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류성재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부회장은 “4지구 화재 후 시장이 침체됐었는데 이제야 서문시장 같다”며 “주차 빌딩에 주차하는 차량이 4지구 화재 후에는 일일 1300대에 불과했는데 최근에는 2000대 이상이 들어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문시장 4지구 화재피해 상인들도 재기에 힘을 쏟고 있다. 4지구 상인들이 옮겨 갈 대체상가인 ‘옛 베네시움 쇼핑몰’은 입주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불에 탄 4지구 상가는 철거가 진행 중이다. 24일에는 화재피해 상인 579명에게 성금이 지급 될 예정이다. 전국에서 모인 구호성금은 모두 75억4860만4806원으로 상인 1인당 1304만원씩 지급된다.

화재피해 상인들도 기대하고 있다. 정모(61)씨는 “화재 피해로 입은 금전적 손실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성금이 나오면 소량이라도 물건을 구입해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서문시장 1지구에서 임시 영업을 하고 있는 이경희(57·여)씨는 “4지구는 액세서리와 귀금속·이불·원단 등 다양한 품목이 모여 있어 손님이 많았다. 앞으로 대체상가까지 문을 열면 4지구 상인들이 함께 이동하는 만큼 손님들이 더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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