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77만명 12년간 조사...이 병 있으면 암 사망률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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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가 있으면 암 사망률이 높아진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 77만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정답은 '당뇨병'이다.

서울대 등 공동 연구팀, 아시아의 암-당뇨병 연관성 첫 분석 #당뇨병 앓으면 암 사망률 평균 26% ↑...자궁내막암은 2.7배 #"암 발생 줄이려면 생활습관 개선 등 당뇨병 예방 노력해야"

  당뇨병이 암으로 인한 사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에서 밝혀졌다. 서울대 의대 유근영 교수팀은 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7개국(한국·일본·중국·대만·인도·싱가포르·방글라데시) 77만명을 2005년부터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연구다.

  그동안 2형 당뇨병과 암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게 대부분이었다. 2형 당뇨병은 선천적 이상에 따른 1형 당뇨병과 달리 생활 습관 등에 따라 후천적으로 생기며, 환자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최근 식습관의 서구화 등에 따라 아시아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 2015년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52만명(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달한다. 국민 20명 중 1명은 당뇨병으로 병원에 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고 있을 경우 모든 종류의 암에 따른 사망률이 평균 26% 더 높았다. 질환별로는 자궁내막암이 2.7배, 간암이 2배로 가장 많이 뛰었다. 갑상샘암(99%), 유방암(72%), 췌장암(53%) 등의 사망률도 당뇨병으로 인해 더 높아졌다.

  연구진은 각종 암에 미치는 당뇨병의 영향이 아시아인과 서양인 모두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근영 교수는 "당뇨병이 아시아인의 주요 암 위험인자라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시아 각국은 최근 급증하는 암 발생을 예방하기 생활습관 개선 등 당뇨병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당뇨병 전문저널 'Diabetologia'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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