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 전 대통령 포토라인서 심경 밝힌다…검찰 예우, 박 전 대통령 답변 내용도 관전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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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소감을 밝히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20일  “소환 당일 마음가짐 정도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면 결정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박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직접 검찰 수사에 임하는 소회나 국민에 대한 입장 등을 말할지가 관심사였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삼성동 자택에 들어간 12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간략한 입장을 내놨을 뿐 육성으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내일 메시지가 나올 것 같지 않은 예감이 있다”면서도 “본인의 솔직한 심정도 말씀 드리고, 사법적으로 정말 잘못한 게 있으면 떳떳하게 심판을 받겠다는 말씀을 주시는 것이 용기 있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한 인사는 “탄핵 결정이 이후 아무런 공식 메시지가 없어 여러 억측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짧게라도 발언을 하는 게 좋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어느 정도 예우를 할 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검찰은 지난 주 소환 일정을 정하면서 ‘어떤 조율도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가장 최근 전직 대통령 소환조사 사례인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사례를 참고해 예우 수준을 고민 중이다.

전례에 비춰 박 전 대통령도 검찰에 출석할 때 포토라인에 공개적으로 설 가능성이 크다.
이후 청사 안에 들어가선 조사에 앞서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이나 검사장인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면담(티타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9년 4월 30일 뇌물 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출석했을 때 출석 당시 포토라인에 선 뒤 중앙수사부장 등과 간단히 면담하고서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에 들어가면 원칙적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사를 대면하게 된다. 이에 검사는 예우와 수사 편의상 대통령으로 호칭하고, 공식 기록인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피의자라는 표현을 적히는 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시간이 자정을 넘길지 등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나 내용은 그의 혐의와 직접 관련이 되는 중대 관심사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주요 혐의의 사실관계부터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질문 사항을 치밀하게 구성해 빠져나갈 틈을 없애고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신문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지난 주말 박 전 대통령의 예상 답변을 상정하고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예행연습도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3차 대국민 사과 및 ‘정규재 TV’에 나와 재단 설립 등에 대해 “선의로 한 일”“최순실 이권 추구 몰랐다”“사익추구 없었다” 등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런 발언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며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와 진술 등도 따로 준비하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핵심 물증(수첩과 통화녹음)과 관련이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나 정호성 부속비서관과의 대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대질 여부와 관련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ㆍ정진우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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