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가봤습니다]LCD 화질 경쟁의 최전방…LG 나노셀 TV 파주 공장을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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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입자를 바른 편광판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편광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붙여진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입자를 바른 편광판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편광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붙여진다. [사진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에는 도로명주소로 '엘지로'가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30㎞가량 떨어진 파주시 월롱면에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공장 옥상에서 북한이 보이는 이곳은 한반도의 최전방이자 불꽃 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최전선이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나노셀 간담회 #"측면서 봐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술 #올 출시 30여 개 TV의 절반 넘게 적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은 나노기술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5년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선보였고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나노셀 기술이 적용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에 돌입한다.

지난 17일 방문한 공장 정문을 지나 5분 정도를 차를 타고 들어가자 길이 265m, 높이 86m의 디스플레이 생산시설이 나타났다. 설비 안에는 LCD 패널이 될 거대한 유리판에 구리막을 입히고 있는 거대한 로봇들이 있다. 로봇은 2분당 11개 꼴로 유리기판을 만들어 내는 데 이렇게 만들어진 LCD 패널에 나노기술을 접목하면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나노기술은 LCD 패널 위에 나노입자를 바른 편광필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접목된다. 편광필름은 빛을 가지런히 정돈해주는 얇은 막이다. 나노입자를 이 위에 바르게 되면 나노크기로 조갤 수 있을 만큼 정밀한 색깔의 빛을 구현할 수 있다. 성인 머리카락 굵기를 10만개로 쪼갠 크기가 1㎚(나노미터)다.

LG전자의 나노셀 기술은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LCD TV에 적용한 퀀텀닷 기술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 더 선명한 색의 물감을 섞으면 혼합된 색도 선명해지듯, 빨강·파랑·녹색의 빛의 3원색의 선명도를 더욱 높여주는 방식이 삼성의 퀀텀닷 방식이다. 반면 나노셀 기술은 물감을 선명하게 만들기보다 불순한 색을 지우는 형태로 색의 선명도를 높인다.

강경진 LG전자 TV화질팀 연구위원은 "성인 머리카락 굵기를 10만개로 쪼갠 크기의 나노입자를 편광필름에 덧입혀 빛을 통과시키면 나노로 쪼갤 만큼 정밀하게 색을 표현할 수 있다"며 "정면은 물론 측면에서도 선명한 색을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30여개 고화질 TV 신제품 중 절반이 넘는 제품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5년 나노기술을 적용한 퀀텀닷 TV를 출시했다. 이희영 LG전자 TV상품기획부장은 "2015년 이전의 TV 기술 경쟁은 부피를 줄이려는 싸움이었지만 지금부터는 화질 싸움이 되고 있다"며 "올해 고화질 LCD TV 시장에선 LG 나노셀과 삼성 퀀텀닷 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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