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측 "文, 김종인 '비례2번' 제안해놓고...내보낼 때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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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선캠프 정책단장으로 합류한 변재일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최근 탈당해 '제3지대'를 흔들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문 전 대표의 태도에 대한 문제다.

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전 대표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를 모실 때와 보낼 때가 다르다"고 말했다. 올해 초 4·13 총선을 앞두고 당 위기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김종인 전 대표를 영입했으나 이후 '셀프 공천' 논란이 일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변 의원은 "김 전 의원에게 비례 대표 2번을 제안한 것은 문 전 대표였다. '셀프 공천' 문제가 불거져 당이 휘청했을 때 문 전 대표가 '내가 제안한 것이다'라고 한 마디만 했어도 당을 어렵게 만들지 않을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표에게 전해 듣기로는 당에 올 때 문 전 대표가 세번 (김 전 대표를) 방문해 '삼고초려'가 이뤄졌다는 데 모실 때와 떠나보낼 때 차이가 나니 '예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법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2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법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당 대선주자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가 김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혁신을 반대해 떠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도 "혁신의 방향이 무엇이었느냐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현재 최고위 구조는 과거 (문 전 대표 시절) 혁신위가 제안한 방안인데 특정 계파가 독점할 수 있는 소선거구제"라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과거 지도부를 전국 단위에서 선출할 때는 비주류가 한 두명씩 끼어들어갈 틈이 있었는데, 현재는 주류가 독점하는 구조"라며 "당시 김 전 의원은 이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혁신위가 '시행해보고 판단하자'고 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변 의원은 충북 청주청원 지역구의 4선 의원으로 정보통신부 차관 등을 역임한 행정고시 출신이다. 김종인 대표 시절 4선임에도 불구하고 3선이하가 맡아왔던 정책위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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