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제 연 800만개 생산공장에 상주 직원 7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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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JW생명과학 수액 공장에서 로봇이 멸균 과정을 끝마친 수액 제품을 들어서 옮기고 있다. 당진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억2000만 개의 수액제를 생산한다. 특히 지난해 연말 신축한 공장은 자동화를 통해 시간당 800개에서 2000개로 생산량을 늘렸다. [블룸버그]

충남 당진의 JW생명과학 수액 공장에서 로봇이 멸균 과정을 끝마친 수액 제품을 들어서 옮기고 있다. 당진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억2000만 개의 수액제를 생산한다. 특히 지난해 연말 신축한 공장은 자동화를 통해 시간당 800개에서 2000개로 생산량을 늘렸다. [블룸버그]

지난달 20일 충남 당진 JW당진생산단지 내 JW생명과학이 운영하는 수액 공장. 5만3000㎡ 규모로 세계 최대 수액 공장이다. 그러나 작년 말 공장을 증축해 새로 만든 ‘2세대 수액 생산시설’의 상주 직원은 7명에 불과했다. 생산시설 대부분의 공간에는 부품을 나르는 로봇과 기계들만 있어서 적막하기까지 했다. 이 공장 관계자는 “2014년부터 설계해 지난해 말 증설한 이곳은 제조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으로 이뤄지는 ‘스마트 팩토리’라서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JW생명과학 스마트팩토리 가보니 #라면·술 공장 시설 참고해 자동화 #검사만 수작업, 생산량 3배로 늘어

2006년 처음 준공된 이곳 JW당진생산단지에서는 연간 1억2000만 개의 수액제가 생산된다. 수액제 외에도 주사제 1억3000만 개와 캡슐제·정제 13억5000만 개가 만들어진다. 2002년 JW중외그룹에서 분리돼 설립된 수액 전문 기업 JW생명과학은 국내 수액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액제 10개 중 4개는 JW생명과학 제품이다. 1세대 생산시설은 시간당 수액제 700개를 생산하지만 이번에 새로 증설한 2세대 수액 생산시설은 시간당 2000개의 수액제를 생산한다. 연간으로 치면 800만 개의 수액제가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흔히 링거라고 불리는 수액제는 대표적인 퇴장방지의약품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익률이 낮아 제약사가 생산을 기피해 원가 보전이 필요한 의약품을 말한다. 수액제는 제품 특성상 다른 의약품들보다 배송·관리·보관 등 비용이 높다. 물 수급·약 조제·용기 충전·이물질 검사 등 총 13단계를 거쳐서 만들어진다.

JW생명과학이 지난해 연말부터 시범 운영 중인 2세대 수액 생산시설은 자동화 공정 덕분에 생산량을 3배로 늘렸다. ▶충전 ▶오버랩(오염과 파손을 막기 위한 2차 포장) ▶멸균 ▶박스 포장 등의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원래 수백 명의 직원들이 손으로 직접 했던 과정들이다.

수액제 포장 용기를 사람이 직접 기계에 걸어서 그 안에 기계가 수액 물질을 주입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이 직접 관여하는 것은 제품의 불량 여부를 육안으로 검사할 때밖에 없다. JW생명과학은 자동화 공정을 위해 수액 생산 기계 중 일부를 직접 설계·디자인했다. 약액을 충전하고 제품을 밀봉하는 과정을 한 기계에서 자동으로 이뤄지게 만든 것이다.

JW생명과학은 2006년 JW당진생산단지를 처음 지을 때도 독일 제약사 프레지니우스 카비를 포함해 농심 라면 공장(구미), 백화양조(군산) 등을 견학하며 ‘스마트 팩토리’를 짓기 위해 노력해왔다.

‘스마트 팩토리’를 준공한 JW생명과학은 2018년부터 세계 1위 수액 회사 박스터에 영양수액 ‘위너프’를 납품할 예정이다. ‘위너프’는 JW생명과학이 2013년 개발한 영양 수액제로 아미노산·포도당·지질을 한 용기에 각각 포장해 섞어서 쓸 수 있는 수액제다. ‘위너프’는 국내 영양 수액제로는 처음으로 2018년부터 미국과 유럽 지역에 출시될 예정이다. JW생명과학은 ‘위너프’의 진출로 현재 3%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W생명과학은 중외제약 시절인 1958년 의료용 수액 개발에 처음 뛰어들었다. 59년 국내에서 최초로 ‘5% 포도당’을 선보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미군이 사용하던 폐병을 회수해 모래, 수세미로 닦아서 수액병으로 사용했다. 90년이 돼서야 PVC백(비닐) 모양의 수액을, 2006년 이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수액제를 만들고 있다.

당진=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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