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유럽] 佛 지하묘지에 피서객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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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더위에 허덕이는 유럽 대륙이 각종 진풍경과 사고로 얼룩지고 있다. '여름이 서늘한 나라'였던 영국에서는 10일 기온이 섭씨 38.1도까지 치솟는 등 1875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하루 만에 세차례 경신했고 독일도 뮌헨 북부지역이 40.4도로 치솟는 등 고공 기온 행진을 벌였다.

영국 런던 템스강변의 명소인 '런던 아이'는 낮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최고 1백35m까지 올라가는 유리 관람차 '런던 아이'가 햇살에 달궈져 도저히 사람들이 앉아 있을 수 없었기 때문. 런던 아이 측은 야간 개장으로 운영방식을 바꿨다.

한여름 온도가 30도를 넘지 않던 시원한 영국에서 이런 살인적 더위가 이어지자 에어컨 시설이 없는 버스.지하철.열차 등 대중교통수단들에 의지하는 시민들도 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더위를 피해 시내 대형 지하묘지 '카타콤'으로 몰리고 있다. 현지 신문 피가로에 따르면 카타콤 내부는 15도 안팎이어서 더위를 피해 들어온 시민들로 붐빈다. 카타콤 측은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

한편 스위스를 여행 중인 한국인 학생들이 더위를 피해 강이나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베른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7일 임모(19.수원대)씨가 인터라켄에서 수영을 하다 실종됐고 9일에는 수도 베른의 아레 강에서 서모(24.서울시립대)씨가 수영 미숙으로 익사했다. 이어 10일에는 루체른 호숫가의 야외 풀에서 이모(22)씨가 수영 도중 숨졌다.

정효식 기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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