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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동수 내각, 육아휴직 강제 실현될까..'여성의 날' 대선 주자들의 女心 공략 공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야당 대선주자들이 ‘여심(女心)’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남녀 동수 내각, 육아휴직 강제, 유연근무제 확대, 칼퇴근 보장 등 제대로 실현된다면 달콤하기 그지 없는 여성정책들을 공약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당 대선주자들이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정동 기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당 대선주자들이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계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했다. 최정동 기자

① 문재인 “단계적으로 남녀 동수 내각 노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계적으로라도 남녀 동수 내각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당사 프레스룸에서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인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방목기초대학 교수 영입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실제론 부족한 점이 많다”며 “(권 교수가)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든든한 동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엔 “본인의 의지, 여성들의 참여, 실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참여정부 때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정무직 여성 장ㆍ차관을 배출했는데 그런 노력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3회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10 to 4’(10시∼오후 4시) 더불어 돌봄 정책, 성별 격차 해소, 안전사회 정책 등의 여성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도록 주 52시간 법정노동시간을 준수하고 취학 전 아동을 둔 부모에게 임금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② 안희정 “육아휴직 못하는 기업 정부 지원 배제”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최소한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은 정부 지원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를 돌보는 부모의 몫을 공공부문이 덜어주어 여성경력 단절을 개선하겠다”며 “동종업계 여성고용률,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비교해 최소한의 수준 미달 기업은 정책금융 등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안 지사 측은 또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기관의 제재를 강화하고, 현행 ‘상시근로자 500명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으로 돼 있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대상도 ‘상시근로자 300명’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③ 이재명 "여성 친화적 일자리 16만 개 창출"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성친화적 일자리로 복지·보육·보건 10만명, 정규직 교원 4만명, 상담사서와 영양보건 교사 등 2만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았다.

이 시장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보장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 최악의 수준인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겠다”며 “공공부문이 선도해 여성 친화적 좋은 일자리를 우선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국무위원과 고위공무원단을 남녀 동수로 구성될 때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부터 고위직 임원의 소수성 할당비율 30%를 의무화 하겠다”고 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본인이 희망하면 8시간 노동은 철저히 보장하고 현재 40%인 육아휴직 급여대체율을 80%로 상향하겠다”며 “성남에서 추진한 육아휴직 기간을 재직기간으로 인정하는 인사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④ 안철수 “여성 장관 비율, OECD 평균인 30%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OECD 평균 수준인 30%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국 여성대회에 참석해서다.

안 전 대표는 “2015년 기준 OECD 국가의 여성 장관 비율은 평균 29.3%인 반면 한국은 5.9%에 불과하다”며 “내각의 여성참여를 확대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가족돌봄휴직 기간을 현행 1년에 90일에서 180일로 확대 ▶육아휴직 중 초기 3개월의 소득대체율을 100%로, 상한액은 현행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중ㆍ후기 9개월의 소득대체율은 40%에서 60%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⑤ 유승민 “육아휴직 3년, 공공부문 여성임원 30% 할당”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공영홈쇼핑 콜센터를 방문해 여성 상담원들을 만났다.

유 의원은 “콜센터 근무는 소위 말하는 ‘감정노동’이라 해서 온종일 전화 받는 스트레스가 아주 많을 것”이라며 “근로자가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하고 온 나라가 행복할 수 있는데 감정근로에 대해서는 아직 법규가 미비한 측면이 많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여성 상담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같이 먹으며 무차별적으로 상담원에게 욕설하는 고객에 대한 처벌 법안 마련을 약속했다.

유 의원은 앞서 ‘육아휴직 3년법’을 대선 1호 공약으로 밝혔다. 2호 공약은 정시퇴근 보장과 야근제한, 돌발업무지시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칼퇴근 보장법’을 내놓아 직장 여성들을 공략했다. 또 공공부문부터 여성임원 비율을 30%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유 의원은 또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여성들로부터 지지와 우려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그는 “여성가족부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각 부처로 분배해야한다”며 “직장ㆍ가정 등 여성의 모든 문제에 있어서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이 진지한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근거를 들었다.

⑥손학규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심상정 “불평등 여름감옥 함께 부수자”

이날 다른 대선주자들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성평등과 여성정책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이 가정과 일터에서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여성이 모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차별과 완고한 성역할론에 따른 일상적인 여성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저출산은 남녀가 양육책임을 나누어지고, 남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등 성평등주의가 강화될 때 비로소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유일한 여성 대선 주자인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성별을 불문하고 이 헬조선이라는 여름 감옥, 불평등이라는 여름 감옥을 부수는 일에 함께 힘 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심 상임대표는 “신영복 선생님 글 중에 ‘감옥은 여름과 겨울 중 어느 쪽이 더 힘든가’라는 이야기가 있다. 겨울 감옥은 추우니 사람이 옆에 있는 게 좋고, 여름 감옥은 더워서 옆에 사람이 있는 게 증오스럽다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헬조선’이라고까지 불리는 이 여름 감옥이 너무 덥고 짜증스러우니, 그 증오가 바로 옆에서 똑같이 고통 받고 있는 동료에게로 향하는 것”이라며 “성별을 불문하고 이 여름 감옥을 부수는 일에 함께 힘 모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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