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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62% 비호감' 문재인, 여성표심 '올인'…"내가 제일 잘 생겼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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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0만 여성의 표심을 잡아라!”

대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 주어진 특명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여성 표심’은 긴급상황에 가깝다.

문재인, 여성의날 맞아 여성정책 '올인' #여성학자 권인숙 교수 '영입 3호' 발표 #여론조사서 문재인ㆍ이재명 '여성 비호감'

문재인, 여성 당직자에게 '장미꽃' 준 이유는?

문 전 대표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전 여성학자인 권인숙 명지대 방목기초대학 교수를 ‘캠프 영입 3호’로 발표했다. 회견장에서는 문 전 대표가 여성 당직자를 포함한 여성 기자들에게도 장미꽃을 선물했다. 그러면서 “저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실제론 부족한 점이 많다”며 “(권 교수가)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든든한 동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영입 인사인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3.8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영입 인사인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3.8

문 교수는 2003년부터 여성학 강의를 하며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인 ‘울림’의 초대 소장을 지냈다. 2004년엔 군대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온 인사다. 특히 그는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당시 권 교수는 고문 과정에서 성추행을 한 문귀동 형사를 고발했지만 검찰은 그를 무혐의 처리했다.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 등 166명이 변호를 맡았던 당시 사건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촉발한 계기 중 하나가 됐다.

문재인 "남녀 동수내각 구성 노력하겠다"

권 교수는 이날 회견에서 “권인숙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로만 살지 않은 것처럼 지금의 여성들은 피해자가 아닌 저항하고 외치는 광장의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의지대로, 여성들의 대통령이 되는 길을 함께 찾겠다”고 말했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여성 당직자들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 2017.3.8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여성 당직자들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 2017.3.8

문 전 대표는 “정부에서부터 남녀 동수내각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공약으로 약속하기는 쉽지 않지만 단계적으로 동수내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성평등 정책에 대한 발표를 하기도 했다.

주부 유권자 62.4%가 문재인에 '비호감'

문 전 대표가 유독 여성에 주력하는 이유가 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일 발표한 호감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남성 유권자에게 51.8%의 호감도를 얻었지만 여성의 호감도는 48.9%에 그쳤다. 비호감도는 남성이 46.7%, 여성은 48.4%에 달했다. 특히 주부들 사이에선 호감도가 36.4%에 그친 반면 비호감도는 62.4%로 높았다.

같은달 2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에 대한 주부들의 호감도는 39%, 비호감도는 55%였다.

수치상으로 문 전 대표는 ‘여성이, 특히 가정주부가 비호감을 느끼는 후보’라는 뜻이다.

문재인, 유독 여성 관련 언급 논란 야기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유독 여성 관련 언급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켜왔다.

지난해 5월 ‘강남역 살인사건’ 때는 현장에 붙어 있는 추모 메시지인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문구를 인용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여성단체의 반발을 샀다. 지난 1월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근무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근로시간을 임금 감소 없이 단축해주는 등의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글은 “육아가 어떻게 여성만의 일이냐”는 논란을 불어일으켰고, 문 전 대표는 결국 사과를 했다. 문 전 대표의 아내인 김정숙 씨도 “모성은 (여성의) 본능”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여성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트위터에 올렸다가 논란이 됐던 글. 문 전 대표는 논란에 대해 "제 글이 오해를 줬느냐. 강남역에 있는 글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트위터에 올렸다가 논란이 됐던 글. 문 전 대표는 논란에 대해 "제 글이 오해를 줬느냐. 강남역에 있는 글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전 대표는 7일 한 종편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가 대선 주자 중 가장 잘생겼다”, “다음 생에 태어나도 아내(김정숙 씨)와 결혼한다”고 하면서 여성층의 표심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성 표심 급한 이재명, '여성정책' 올인…여유 있는 안희정은 호남행

여성 표심이 결집이 급한 또 다른 후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본지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은 여성 유권들에게 29.7%의 호감도를 보인 반면 비호감도는 59.4%에 달했다.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한 호감도 조사에서도 비호감도는 64.6%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이 시장은 여성 53%, 주부 58%가 비호감을 표했다.

이 시장이 여성의날 일정 대부분을 여성 관련 정책에 할애한 배경이다.

이 시장은 여성 정책 발표를 통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듯 이제 지연돼 있는 성평등의 여러 압축파일들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본지 조사에서 여성(43.9%), 주부(48.1%) 사이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호감도를 보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부터 1박2일간 호남 일정에 돌입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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