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자 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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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가 대 폭락이 우리증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증시의 주가는 미국과는 달리 실물이 많이 반영돼있기 때문에 대 폭락 사태는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대통령선거에 따라 예상되는 대규모 자금살포 등 증시내외에 호재가 많아 약간의 조정을 거친 뒤 다시 활황 국면을 맞게되리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덕훈KDI연구원=실물경제력에 비해 주가수준이 높다고 파단될 때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뉴욕증시의 대 폭락은 미국경제에 대한 어두운 면이 이란공격에 때맞춰 일시에 폭발한 때문이다.
1929년 당시와 비슷한 요인도 많지만 그때보다는 많은 안전판이 있어 대공황으로까지 발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금융강세로 급격히 비대해진 증권·보험·투신사들이 단기적인 충격을 못 이겨 도산할 수도 있고 이에 따라 금융공황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해외증시의 이런 파동으로 국내증시도 당분간 조정국면을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아직은 건전하며, 선거가 목전에 있고 연말배당투자, 자본자유화를 앞두고있어 어렵지 않게 이를 극복,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본다.
▲정종낙교수 (연세대·경영학)=주식시장에서 패닉에 대한 우려는 언제나 있다. 이번 사태는 이 같은 심리적인 공포가 일시에 집중돼 투매현상을 보임에 따라 일어난 것이다. 대공황과 같은 암울한 사태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 증시는 조정을 거쳐 다소 반등하겠지만 활황장세 또한 힘들 것이다.
우리증시는 아직 자본자유화가 안 돼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에 따른 불똥은 얼마든지 튈 수 있다. 현재 국내증시는 호재도 많지만 최근 고개를 들고있는 인플레·부동산 거래활성화 등 악재도 많다. 앞으로는 과대 평가된 주식은 한풀 꺾이고 실적 좋은 우량주 폭이 오랜 침묵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본다.
▲박종석 재무부증보국외=미국 쪽 실물경제의 퇴보로 남아도는 돈의 증권화 현상이 심화, 머니게임을 벌이다 빚어진 사태다. 이로써 미국증시의 상승장세는 끝났다고 본다. 국내증시에는 영향이 적지 않겠지만 우리의 주가에는3저에 따른 기업경영실적이 많이 반영돼 있어 경영실적이 좋은 주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본다. 다만 앞으로는 기업공개·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물량공급이 뒤따를 것이므로 주가폭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강선대 대자경제연구소 이사=공황의 조짐이라기 보다는 누적된 불안요소가 일시에 터진 폭락사태로 본다. 그동안 미국증시 과열현상이 미국정기과열에 따른 것이 아니듯 거꾸로 증시냉각이 경기냉각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주가가 떨어졌다고 해서「살때」라고 보지는 않는다. 결국 일본등 선진국의 자금이 대거미국에서 이탈, 극동시장을 노릴 전망인데 이렇게되면 국내증시에 대한 개방압력이 더욱 거세어져서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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