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 오늘에 되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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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옛솜씨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와 각 지방 명가의 할머니들이 한국고유의 음식들을 재현, 보급하기 위한 전시 및 강좌가 잇달아 열러 관심을 모은다. 궁중음식 연구원이 주최하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발표회와 명가김치박물관의 김장김치 강좌가 그것.
중요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된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전수종목 1백종 외에도 전국 각지의 향토음식 2백종이 23∼24일 국립민속박물관(운복궁내)에서 선보인다. 한희순상궁으로부터 30년간 궁중음식을 사사받은 기능보유자 황혜성교수 (성균관대)와 그 기능 이수자 한복려·정길자씨 및 궁중음식연구원생들이 각종 미음죽·탕·안주 등의 궁중음식과 9도의 향토음식들을 발표하는 것. 이와 함께 전통음식문화와 관련된 전골들이나 구수 (현재의 싱크대처럼 쓰이던 것) 등의 조리기구와 주방용품, 용도별 그릇 등의 실물 및 사진자료들이 전시된다.
갓 결혼한 신부의 신행이나 처가에 도착한 신랑일행을 위한 상차림, 궁중의 연회라든가 종친회·회혼례 등 각종의례에 따른 음식준비와 예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자료 및 풍속도들도 이채.
한편 23일 상오11시에는 황교수가 「한국 식생활문화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강연한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실속 없이 번거롭고 비과학적이라는 오해를 씻고「수저문화」가 서양의 「포크·나이프문화」보다 한결 우수하다는 사실을 널리 이해시키겠다』는 황교수. 음양과 오행을 바탕으로한 식사철학, 가족과 친지 및 군신사이에 상호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으면서 말없는 의사소통의 방법이기도 했던 식사예법 등을 두루 설명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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