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 설전 "무책임하다" "통합에만 꽂혀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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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선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경선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첫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간 설전이 벌어졌다.

이날 민주당 토론회에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 후보가 돌아가면서 각자 17분씩 시간을 갖고 그 시간동안 3명의 후보에게 돌아가며 질문을 하는 '주도권 토론'을 진행했다.

첫 주자로 시작한 안희정 지사는 주어진 17분 중 10여분 이상을 문 전 대표 한 명에게 질문하는 데 할애했다. 안 지사는 첫 질문으로 "문 후보의 싱크탱크와 대선 캠프의 조직이 엄청나게 화려하다"고 운을 띄웠다. 정당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과 문 전 대표의 행보가 일치하지 않음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대선 공약으로 정당책임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지금 많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다음 정부를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음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통합된 정치'다. 통합의 시작은 인재등용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영입 인재에 한정하지 않고 본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들로부터 폭넓게 (인재를) 추천받고 당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주장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에 힘을 몰아줘야 하지 않나. 후보 의지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이름으로 대선공약집이 나와야 한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당이 대선 공약집을 만든다"고 반박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당의 정책 연구소가 충분히 발전해 그런 역량을 갖고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당에 정책 개발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싶다"고 받아쳤다.

안 지사의 대선 공약인 '대연정'을 두고서는 좀더 날선 발언이 오고갔다. 문 전 대표는 "안 후보가 자유한국당과 함께하는 '대연정'을 말씀하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과 연립정부를 만드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발언에 안 지사는 "제 말을 앞뒤 다 듣고도 이해가 안되나. 대연정 가능성은 '국가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늘 달고 말했다"며 "그럼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바른정당과는 연정이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는 그에 대해서도 "바른정당도 자유당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징표를 찾지 못했다. 포장만 다르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그 점이 문 후보와 저의 견해차"라며 "대통합을 이야기하는데 누가 반성한건지를 뭘로 점검하는가"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발언에 "안 후보가 너무 통합, 포용에 꽂혀 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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