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지난해 3조원 적자… IMF 이후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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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지난해 3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산업은행은 3일 자료를 내고 “지난해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으로 인해 약 3조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산은이 밝힌 구조조정 비용은 총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대손충당금과 출자전환을 해 보유하던 주식가치의 하락분을 반영한 수치다. 기업별로는 대우조선해양에 3조5000억원, 한진해운 9000억원, STX 계열에 1조2000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다소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면서 시장의 예상치보다도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과 산은 별관(맨 왼쪽부터)의 모습.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과 산은 별관(맨 왼쪽부터)의 모습.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사태가 터졌던 1998년의 4조8894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산은은 2015년에도 1조89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비용 5조6000억원 #산은 "올해는 흑자 전환 가능" 전망

금융당국과 산은은 3조원의 손실은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산은이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손실분은 내부 유보금으로 다 해결해서 산은이 감내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2년간 투자주식 매각,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1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조선 ·해운업종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거란 전망도 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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