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우리 당 개혁과제에 동의하면 자유한국당과의 연정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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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일 민주당 바깥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안 지사는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즉시 연정추진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우리 당이 가진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자유한국당과의 연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협약 과정에서 연합정부를 구성한다면 내각 구성은 당연히 공유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권력분할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전날 “자랑스러운 역사 속에는 김구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있다”고 한 데 이어 이날엔 대연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우클릭, 청산세력과의 연대라는 공격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안 지사는 토론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참모들과 연정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연정의 대상과 주체, 방법에 대해 밝혀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안 지사는 토론회에서 “당을 중심으로 다수파를 형성해 총리에 합의하는 것이 연정의 첫 출발”이라며 “당이 내세웠던 국가개혁과제를 놓고 대한민국을 어느 수준까지 바꿀 것인지 목표를 정한 뒤 연정 대상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의회정치가 작동한다. 의회에서 다음 정부의 주요 정책을 놓고 협치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주제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대연정에 대한 안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 전 대표와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안 지사 캠프 관계자는 “캠프에서는 국민의 51%, 49%를 보지 말고 국민 전체를 보고 가자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좌우에서 동시에 비판을 받더라도 일관되게 협치와 통합의 행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이날 발언에 대해 “적폐 세력과 손잡는다면 어떻게 적폐를 청산할 수 있겠느냐”며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탄핵·적폐청산이 된 뒤에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안 지사는 ‘시대정신’과 ‘외연확장’을 내세우며 문 전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새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당이 어떻게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묶어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동질감을 높일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리더십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개헌특위가 ‘3년 임기단축’ 개헌안을 합의해 온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대선 전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개헌특위에서 논의해 온 것을 존중 안 할 도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개헌 논의가 ‘비문연대’로 이어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문 전 대표도 탄핵 인용이 끝나면 이 논의를 수용할 것”이라며 “사드 문제든 뭐든 제가 선명하게 주장하면 따라오시더라”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깎으면 투자 활성화되고 올리면 정의실현되는 것 아니다. 전체 재정운용 계획 가지고 국민 설득해야 한다”며 당의 입장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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