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日 대사관 소녀상 '공공조형물'로 관리…법적 관리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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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부산 주재 일본 영사관 앞 종군 위안부 소녀상을 이전하라'고 부산 동구청에 공문을 보내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종로구가 법적으로 소녀상을 관리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나섰다. 지난해 구의회에 제출된 '종로구 도시공간 예술 조례' 개정안이 이르면 오는 4월,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담요를 덮어 주고 한일 협상에 반대하는 글을 붙여 놓았다. [중앙포토]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담요를 덮어 주고 한일 협상에 반대하는 글을 붙여 놓았다. [중앙포토]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이 처음 설치된 건 2011년, 여성가족부가 종로구에 협조를 구하면서였다. 하지만 법적 테두리 밖에 있는 조형물로 명확한 관리 규정이 없는 상태다. 이에 조례 개정안은 '공공시설에 건립하는 동상, 기념탑, 기념비, 환경 조형물, 상징 조형물, 기념 조형물' 등을 '공공조형물'로 규정, 구가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 차원에서 관리대장을 작성해 연 1회 이상 상태 점검을 하고, 훼손될 경우 보수를 위한 조치에 나서는 등 법적인 관리를 받게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공조형물'을 이전하거나 철거할 경우 건립 주체에게 이를 통보해야 함과 더불어 종로구 도시공간예술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야 한다. 소녀상 무단 철거를 막는 법적 안전장치라는 해석이다.

서울 종로구가 조례 개정안에 나서면서 일본 총영사관이 위치한 부산 동구에 대한 조례 제정 목소리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교부의 '소녀상 이전' 공문 발송 이후 시민단체들은 "부산시와 동구가 적극 조례 제정에 나서라"고 요구한 바 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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