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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리셋 코리아

거리·시장·농촌서 다양한 창업 가능, 예술기업가 키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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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정호 기자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손민호 기자 중앙일보 팀장

역사학을 전공한 김원용(29)씨는 평소 미술사에 관심이 컸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합격했지만 회사의 부품이 되기가 싫었다. 미술 큐레이팅에 눈을 돌렸다. 2015년 5월 신인작가 발굴 플랫폼 ‘에스파스아트’(espaceart.net)를 열었다. 단돈 500만원으로 시작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이트를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10~20년 뒤를 내다보며 콘텐트를 쌓아가겠다”고 다졌다.

리셋 코리아 문화분과 제안 #영세한 콘텐트산업 지원 늘려 #청년 일자리 허브로 만들어야 #유럽처럼 공공문화공간 개방을

문화는 태평양처럼 넓다. 삶의 모든 게 문화로 연결된다. 대중문화처럼 산업적 파급력도 크다.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문화 창업이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산업의 기초로서 젊은이 일자리 창출 창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핵심은 콘텐트다. 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문화분과 위원들의 견해를 모았다.

실행과제1. 예술기업가 정신을 키우자

예술에 정보통신(IT)·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하자. 1인 기업도 가능하다. 거리에서, 시장에서, 농촌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개방과 공유의 생태계를 만들자. 공연장·박물관·미술관 인력은 포화 상태다. 미국 대학 300여 곳에서 예술기업가를 가르치고 있다. (박신의 경희대 교수)

실행과제2. ‘4×10 구조’에서 벗어나자

국내 콘텐트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기업은 10만 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자본금 10억원, 매출액 10억원. 종업원 10인 이하, ‘4×10 구조’에 빠져 있다. 아이디어가 훌륭해도 종잣돈을 빌려 쓸 수가 없다. 정부와 민간의 획기적 지원책이 필요하다. 청년 일자리는 지식서비스 산업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 (김종민 분과장, 전 문화관광부 장관)

실행과제3. 공공 문화공간 연결하자

세계적 현대미술관인 영국 테이트 모던에는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만 14개다.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본거지인 바비칸센터에선 동네 아줌마들이 음악을 배운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는 도서관·박물관·공연장을 통합 운영한다. 국내 문화공간도 네트워크화해 시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자. (박삼철 서울디자인연구소장)

실행과제4. 전통에서 새 힘을 찾자

한국 예술의 위상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주로 해외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는데 요즘에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 초청장이 많이 들어온다. 지난해 홍콩 무대에 올린 국립무용단의 ‘묵향’은 전회 매진됐다. 세계에 통할 콘텐트를 우리 전통 속에서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안호상 국립중앙극장장)

실행과제5. 한한령(限韓令)이 기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문제로 한류가 주춤하고 있지만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측에 ‘한한령을 철폐하라’고 외쳐선 해결이 안 된다. 할리우드를 넘어서는 아시아적 가치를 찾는 데 중국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자. 영화·게임 등 손잡을 대목이 많다. 중국은 아직 작가들이 자유롭지 못하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특별취재팀=박정호 문화전문기자, 손민호 기자
김혜진(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2) 인턴기자 jhlogo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