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박정호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박정호 프로필 사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문화와 사람에 취해 중앙일보에서 20년을 넘게 지내다. 이름처럼 '올바른 호랑이'가 되고 싶어함.모든 기사의 첫 걸음은 이웃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된다고 믿다

응원
38

기자에게 보내는 응원은 하루 1번 가능합니다.

(0시 기준)

구독
85
최근 하이라이트

총 612개

  • "싸움은 이제 그만, 정신 차려 이 친구야"…작은 거인의 절규

    "싸움은 이제 그만, 정신 차려 이 친구야"…작은 거인의 절규

    지난 30여 년 노래보다 국악에 집중했던 ‘작은 거인’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가수’로 돌아왔다. ‘내가 말했잖아 정신 차려 이 친구야’를 반복하다가 ‘그만해!’를 외치며 끝낸다. ‘왜 잡으려고 하니/ 왜 가지려고 하니/(…)/ 아 여보게 정신 차려/이 친구야’에 맞춰 마치 체조하듯 무대를 엉거주춤 걸어 다니고, 객석을 향해 오른팔을 쑥 내밀었던 ‘댄스가수’ 김수철의 출현을 알렸던 곡이다.

    2024.07.27 00:15

  • [세컷칼럼] ‘빈대당’ 퇴치법

    [세컷칼럼] ‘빈대당’ 퇴치법

    앞의 희곡에서도 50년 전 러시아 노동자를 가장 괴롭힌 벌레가 빈대였다.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아픈 곳만 찔러대는 ‘빈대당’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재화를 고루 배분해야 할 정치가 ‘알량한 정치’로 전락하고, 여러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에 말도 거창한 ‘오천만의 문법’이 침입한다.

    2023.11.28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빈대당’ 퇴치법

    [박정호의 시시각각] ‘빈대당’ 퇴치법

    앞의 희곡에서도 50년 전 러시아 노동자를 가장 괴롭힌 벌레가 빈대였다.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아픈 곳만 찔러대는 ‘빈대당’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재화를 고루 배분해야 할 정치가 ‘알량한 정치’로 전락하고, 여러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에 말도 거창한 ‘오천만의 문법’이 침입한다.

    2023.11.27 00:28

  • 2023년에 부르는 ‘한양가’ [박정호의 시시각각]

    2023년에 부르는 ‘한양가’ [박정호의 시시각각]

    약 200년 전, 1844년 조선 땅에 ‘한양 찬가’가 울려 퍼졌다. ‘한양가’ 주해서를 펴낸 강명관 전 부산대 교수에 따르면 한양 거리는 조선 전기와 후기가 사뭇 다르다. 19세기 중반 한양 인구는 20만여 명, 조선 전체의 2%가 채 안 됐다.

    2023.11.13 00:43

  • [세컷칼럼] ‘1’의 정치, 탕평 정치

    [세컷칼럼] ‘1’의 정치, 탕평 정치

    이지력을 분자, 자만심을 분모로 놓고 볼 때 분모가 분자보다 훨씬 컸기에, 즉 기준 1에 턱없이 모자랐기에 ‘하위 혁명가’로 분류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안동 병산서원에서 파평 윤씨 10대조 종조부(할아버지의 남자 형제)인 윤증(1629~1714)의 탕평(蕩平) 철학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당선 직후에도 안동을 찾아 윤증의 협치 정신을 기리기도 했다.

    2023.10.31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1’의 정치, 탕평 정치

    [박정호의 시시각각] ‘1’의 정치, 탕평 정치

    이지력을 분자, 자만심을 분모로 놓고 볼 때 분모가 분자보다 훨씬 컸기에, 즉 기준 1에 턱없이 모자랐기에 ‘하위 혁명가’로 분류됐다고 한다. 지난 27일 갤럽 여론조사(윤석열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33%,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각각 35%, 32%)가 보여주듯 여든 야든 모두 0.3대에 그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안동 병산서원에서 파평 윤씨 10대조 종조부(할아버지의 남자 형제)인 윤증(1629~1714)의 탕평(蕩平) 철학을 언급했다.

    2023.10.30 00:54

  • [박정호의 시시각각] 김수철의 ‘팔만대장경’

    [박정호의 시시각각] 김수철의 ‘팔만대장경’

    한데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가 뿜어낸 음악은 대극장을 꽉 채웠다. 김수철은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 국내 최초로 시도한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 김수철 자신이 15년간 벼르고 별렀던 ‘꿈의 무대’라는 점에서 그렇다.

    2023.10.16 00:38

  • [박정호의 시시각각] ‘가짜 영웅’은 필요없다

    [박정호의 시시각각] ‘가짜 영웅’은 필요없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안중근을 다시 불러낸 것은 역설적으로 김정은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덕분이다. 우선 지난 13일 두 지도자가 ‘깜짝쇼’처럼 회동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의 빌미가 됐던 ‘자유시 참변’(1921)의 무대였다. 안 의사가 정파와 이념으로 조각난 지금의 우리를 보고도 "나의 뼈를 조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다시 남길지 모르겠다.

    2023.09.18 00:30

  • [세컷칼럼]코리안 프로메테우스

    [세컷칼럼]코리안 프로메테우스

    영화의 원작은 2006년 퓰리처상을 받은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다. 왜 하나의 도그마에 자신을 가두려고 하죠?"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공저자인 카인 버드는 영화 각본집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존재감이 극도로 미미한 미국 공산당을 앞세워 한 천재 과학자를 무너뜨린 시대의 광기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2023.09.09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코리안 프로메테우스

    [박정호의 시시각각] 코리안 프로메테우스

    영화의 원작은 2006년 퓰리처상을 받은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다. 왜 하나의 도그마에 자신을 가두려고 하죠?"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공저자인 카인 버드는 영화 각본집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존재감이 극도로 미미한 미국 공산당을 앞세워 한 천재 과학자를 무너뜨린 시대의 광기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2023.09.04 00:45

  • [세컷칼럼]암탉마저 울지 않았다면…

    [세컷칼럼]암탉마저 울지 않았다면…

    문학평론가 김응교의 신간 『백년 동안의 증언』에 처음 완역된 일본 시인 쓰보이 시게지의 장시 ‘15엔 50전’의 한 구절을 보자. ‘당신들(조선인)을 죽인 것은 구경꾼이라고 할까?/ 구경꾼에게 죽창을 갖게 하고, 소방용 불갈구리를 쥐게 하고, 일본도를 휘두르게 한 자는 누구였던가?/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물론 우리도 ‘그것’을, 또 지금껏 ‘그것’의 존재를 부정해 온 일본 정치권을 알고 있다. 『백년 동안의 증언』에서도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본 권부를 성토해 온 사회운동가·문인 등 수많은 ‘암탉’이 홰를 친다.

    2023.08.22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암탉마저 울지 않았다면…

    [박정호의 시시각각] 암탉마저 울지 않았다면…

    무려 6000여 명의 조선인이 학살됐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100년 전 대참사를 바로 견줄 순 없다. 문학평론가 김응교의 신간 『백년 동안의 증언』에 처음 완역된 일본 시인 쓰보이 시게지의 장시 ‘15엔 50전’의 한 구절을 보자. ‘당신들(조선인)을 죽인 것은 구경꾼이라고 할까?/ 구경꾼에게 죽창을 갖게 하고, 소방용 불갈구리를 쥐게 하고, 일본도를 휘두르게 한 자는 누구였던가?/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물론 우리도 ‘그것’을, 또 지금껏 ‘그것’의 존재를 부정해 온 일본 정치권을 알고 있다.

    2023.08.21 00:56

  • [박정호의 시시각각] 지옥문이 열렸나

    [박정호의 시시각각] 지옥문이 열렸나

    살이 녹는 듯한 된더위와 꼬리에 꼬리를 문 ‘묻지마’ 살인 예고, 거기에 우왕좌왕 새만금 잼버리 대회까지 불쾌지수만 높이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소설가 김기창은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이 절망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좋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두려움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실제로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폭염사회』에 따르면 미국 내 폭염 사망자는 인종차별 및 불평등 지도와 일치했고, 또 똑같이 열악한 지역이라도 이웃 간 네트워크가 살아 있는 곳에선 그 피해가 확연히 작았다.

    2023.08.07 00:58

  • [세컷칼럼] 하늘의 강, 땅의 강

    [세컷칼럼] 하늘의 강, 땅의 강

    한반도 장마 강수량도 최대 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적도 근처 열대 해양에서 발생해 북쪽 대륙으로 흐르는 수증기가 좁고 긴 띠 모양을 이뤄 ‘하늘의 강’ ‘대기의 강(大氣川, Atmospheric River)’으로 불린다. 실제로 올해 발표된 논문 ‘대기의 강이 남한의 강수 특성에 미치는 영향’(문혜진·김진원 등)에 따르면 지난 37년간 폭우 가운데 50% 이상이 ‘하늘의 강’ 영향을 받았다.

    2023.07.25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하늘의 강, 땅의 강

    [박정호의 시시각각] 하늘의 강, 땅의 강

    한반도 장마 강수량도 최대 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적도 근처 열대 해양에서 발생해 북쪽 대륙으로 흐르는 수증기가 좁고 긴 띠 모양을 이뤄 ‘하늘의 강’ ‘대기의 강(大氣川, Atmospheric River)’으로 불린다. 실제로 올해 발표된 논문 ‘대기의 강이 남한의 강수 특성에 미치는 영향’(문혜진·김진원 등)에 따르면 지난 37년간 폭우 가운데 50% 이상이 ‘하늘의 강’ 영향을 받았다.

    2023.07.24 00:58

  • [박정호의 시시각각] 장마전선 이상 있다

    [박정호의 시시각각] 장마전선 이상 있다

    소설의 배경이 6·25 무렵 남녘의 외딴 마을이니 굳이 따져보면 70년 전의 여름 풍경일 수도 있겠다, 한데 그런 장마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장마)는 유효기간이 끝나간다는 판단에서다. 윤흥길 작가는 각각 국군 소위와 빨치산 아들을 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의 대립 구도 속에 6·25 이념전쟁의 비극을 짚고 남북화해에 대한 희원을 담았다.

    2023.07.10 00:56

  • [세컷칼럼] 부산 엑스포와 ‘직지(直指)’

    [세컷칼럼] 부산 엑스포와 ‘직지(直指)’

    지난 20일(현지시간) 파리 인근에서 열린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한국의 정치·경제·문화계 인사가 대거 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PT에서 "첨단 엑스포, 문화 엑스포 구현"을 전 세계에 제시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요즘 세상에 귀감이 되는 말이 많이 담겨 있지요," 윤 대통령은 이번 PT에서 "부산 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3.06.29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부산 엑스포와 ‘직지(直指)’

    [박정호의 시시각각] 부산 엑스포와 ‘직지(直指)’

    지난 20일(현지시간) 파리 인근에서 열린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한국의 정치·경제·문화계 인사가 대거 출동했다. 윤 대통령은 PT에서 "첨단 엑스포, 문화 엑스포 구현"을 전 세계에 제시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요즘 세상에 귀감이 되는 말이 많이 담겨 있지요," 윤 대통령은 이번 PT에서 "부산 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23.06.26 00:59

  • [세컷칼럼]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세컷칼럼]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란 적자생존은 알겠지만 늙었다는 것이 곧 살아남았다니…. 요즘 청춘들은 음식·여행·쇼핑·게임 등의 소소한 경험에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을 즐겨 붙였다. 한국 정치권은 ‘벤자민 버튼’처럼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게 확실하다.

    2023.06.13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박정호의 시시각각]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란 적자생존은 알겠지만 늙었다는 것이 곧 살아남았다니…. 요즘 청춘들은 음식·여행·쇼핑·게임 등의 소소한 경험에 ‘늙었다는 것은 살아남았다는 것’을 즐겨 붙였다. 한국 정치권은 ‘벤자민 버튼’처럼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게 확실하다.

    2023.06.12 00:56

  • [세컷칼럼] 흰개미, 진화의 법칙

    [세컷칼럼] 흰개미, 진화의 법칙

    흰개미를 전공한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흰개미는 벌이나 개미처럼 바퀴벌레 중에서 사회성이 고도로 진화한 경우"라고 말했다. 틈만 나면 전 정권을 성토하고, 짬만 나면 현 정권을 비토하는 건 그 먼먼 옛날 개미들도 하지 않던 일이다. 천명관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의뭉스럽게 비튼 이 우화소설에서 ‘그것은 ○○의 법칙이었다’며 관성·유전·사랑·가속도·생식·현금·관청 등 30여 법칙을 들이대는데, 그중에 이념의 법칙이 도드라진다.

    2023.06.03 23:00

  • [박정호의 시시각각] 흰개미, 진화의 법칙

    [박정호의 시시각각] 흰개미, 진화의 법칙

    흰개미를 전공한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흰개미는 벌이나 개미처럼 바퀴벌레 중에서 사회성이 고도로 진화한 경우"라고 말했다. 틈만 나면 전 정권을 성토하고, 짬만 나면 현 정권을 비토하는 건 그 먼먼 옛날 개미들도 하지 않던 일이다. 천명관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의뭉스럽게 비튼 이 우화소설에서 ‘그것은 ○○의 법칙이었다’며 관성·유전·사랑·가속도·생식·현금·관청 등 30여 법칙을 들이대는데, 그중에 이념의 법칙이 도드라진다.

    2023.05.29 00:58

  • [박정호의 시시각각] 지렁이 울음소리

    [박정호의 시시각각] 지렁이 울음소리

    지렁이가 굴을 내고자 만든 수많은 구멍은 큰비가 내릴 때 물을 가두는 저수지 구실을 하며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를 막아 준다 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지렁이가 있는 땅은 살아 있는 땅이요, 지렁이가 우는 소리는 흙을 만드는 소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500만 관객을 넘어서며 2023년 5월 현재 올 극장가 최고 흥행작에 오른 일본 애니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괴물 벌레 ‘미미즈(みみず)’가 일본어로 지렁이를 뜻한다.

    2023.05.15 01:04

  • [박정호의 시시각각] 대중시인 김지하, 대중가수 조용필

    [박정호의 시시각각] 대중시인 김지하, 대중가수 조용필

    ‘저 청청한 하늘/ 저 흰구름 저 눈부신 산맥/ 왜 날 울리나/ 날으는 새여/ 묶인 이 가슴.’ 감옥 너머의 새를 부러워했던 시인은 지금쯤 ‘저 청청한 하늘’을 날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묶인 가슴’으로 울고 있을까. 조용필이 원주의 김지하를 찾아가 밤새 노래시합을 벌이고, ‘촛불’을 코맹맹이 소리로 부른 시인에게 가왕이 두 손을 들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애기가 달님 안고 파도를 타네/ 애기가 별님 안고 물결을 타네/ 대지여 춤춰라 바다여 웃어라.’ 배반·변절이란 비난까지 들으면서 자유·민주에서 생명·모심으로 대전환한 시인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2023.05.01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