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 예비 외교관 실력 뽐내고 올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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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참가긴 하지만 열심히 해서 꼭 상을 받아오겠습니다."

연세대 정외과 4학년 주수연(24.(右)).김진곤(24.(左))씨의 각오는 남달랐다. 이들을 포함, 연세대 리더십센터 소속 학생 24명은 18일 유엔 산하 비영리단체인 'NCCA(National Collegiate Conference Association)'가 주관하는 모의유엔대회(22~26일)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60년 역사의 NCCA 대회는 모의유엔대회 중 유일하게 유엔 총회의장에서 개.폐회식이 열린다. 전세계 200여 개 대학에서 300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 상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 대학생의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씨는 대표단 단장을, 김씨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지난해 9월 파리에 유학 중인 98학번 선배로부터 e-메일이 왔어요. '이 대회에 참가했더니 크게 도움이 되더라. 너희도 해봐라'는 내용이었어요. 깜짝 놀랐죠. 60년이 넘은 대회였는데도 있는 것도 몰랐으니-."

김씨의 얘기다. 외교통상부가 연 2003년 국내 모의유엔대회에 러시아 대표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았던 그조차 몰랐으니 놀랄 법도 했다. 10월 중순이 참가 신청 마감이란 사실을 알고 서둘렀다. 그리고는 주위 친구들에게 함께 가자고 권했다. 사이판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을 1년 다녔던 주씨는 바로 응했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우리나라가 아닌 NCCA가 정해주는 나라를 대표하게 되는데 우리의 경우 우루과이가 배정됐어요. 그런데 우루과이가 2002년에 한국대사관을 폐쇄하는 바람에 자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각오는.

"최선을 다해야죠. 참가하는 외국 대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나중에 외교관으로 다시 만날 지도 모르니 만만찮다는 인식을 심어놓아야죠."

외교관을 꿈꾼다는 주씨의 말이다. 둘 모두 "우루과이 하면 아득히 먼 나라로 알았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계화 시대에는 한 나라의 일이 더 이상 그 나라 만의 일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참가 비용은 모두 합쳐서 5000만원쯤 된다. 김씨는 "참가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각자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았고, 부족한 돈은 학교와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글=고정애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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