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서 쏟아진 박 대통령측 변호사 말말말 12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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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가장 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가장 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대통령측 대리인단인 김평우 변호사가 박 대통령이 여성임을 강조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결국 "언행을 조심하라"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이날 김 변호사를 중심으로 헌재에서 나온 말 들을 모아봤다.

오늘 우리가 참여하는 이 사건은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매우 특이한 헌법소송 사건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한 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건이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에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단히 진귀한 사건이다.

성경에도 있다.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 그 7시간 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아나. 대통령 한 사람, 더구나 여자 대통령이다. 그동안 어디 있었어를 10분 단위로 보고해? 말이 되나? 세상 사람이 알면 웃는다.

권성동 의원(소추위원)님 소추장을 보니 ‘비선조직 이용한 국정농단이다’는 말을 썼던데 이 비선조직 국정농단, 이거 법전 어디에 있나. 무슨 뜻인가. 뜻을 알고 썼나? 비선조직이라는 말은 깡패들이 쓰는 말이다. 국정농단? 웃지만 마시고 국정농단이란 단어 뜻 아나? 모르잖나. 저는 서강대에서 한국법제사를 강의한 사람이다. 국정농단 단어는 경국대전에도 없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졸속 처리 문제를 끄집어내서 탄핵 결정을 못하겠다고 거부해 국회에 돌려줘야 한다. 뿌린 자가 거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재판관 8명은 국민의 영웅이 될 것.

국회의원들과 대리인단은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그러나 약한 사람은 누구겠냐. 바로 여자 하나(박 대통령 지칭)다. 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탄핵이 인정되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만 물러나는 게 아니라 검찰에 구속되고 교도소에 갈 거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촛불시위와 태극기시위가 극한 대립하는데 어떤 결론을 내려도 재판관들은 한쪽으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공격을 받을 것.

박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1인의 단독 관청이다. 전세계 어느 나라가 대통령에게 ‘당신이 오늘 어디에 가 있었느냐’, ‘비서랑 무슨 말 주고받았냐’, ‘인사청탁 받고 임명했느냐’ 이런 직무수행 방법을 묻느냐. 국가 원수로서의 절대적인 재량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헌재 모든 재판진행 절차가 분명히 한 쪽으로 기울어졌어. 국회 편 들고 있다. 이건 헌재 자멸의 길이다.

탄핵소추장을 국회의원에게도 배부를 안했다고 한다. 대통령도 그러니 반론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을 소추한다고 하면서 무엇으로 소추하는지 내용도 안 알려주고 하는 법이 어디있나. 이것은 북한에서나 하는 정치탄압이다.

엉터리 졸속 탄핵소추를 해놓고 반성이 없다. 잘못했다는 소리가 없다. 국회의원들이 무슨 야쿠자들이냐.

뇌물죄와 직권남용, 강요죄가 동시에 성립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섞어찌개'를 만들어서 탄핵소추 한 것.

지금 대통령 탄핵사건은 개인 대 개인 싸움이 아니다. 국회라면 우리나라 어쩌면 제1위, 2위 권력기관과 대통령이란 국가 원수 권력자들의 싸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의미는, 진짜 의미는 뭐냐면 헌법재판소가 결국은 둘이서 싸우니까, 만일에 헌재 없으면 시가전이 생기고,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내전 상태에 들어간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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