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따라잡기] 임원회의 진행, 현업부서 모니터링 … 때론 머리보다 발이 더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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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코웨이 경영기획실 김슬아씨

흔히 경영기획이라고 하면 ‘회사의 미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일’ 정도로만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경영기획 부서는 회사 전반의 전략, 사업 계획 수립과 손익 관리 같은 큰 그림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생각하지 않은 곳까지 세세하게 챙겨야 하는 일이 많다.

기업수뇌부가 결정한 사업계획 #제대로 실행 되는지 살펴 보고 #대외 소통전략 짜는 컨트롤 타워

김슬아 씨는 “경영기획 업무는 엑셀 활용보다는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코웨이]

김슬아 씨는 “경영기획 업무는 엑셀 활용보다는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코웨이]

코웨이 경영기획실에 근무하는 4년 차 직장인 김슬아(28·여)씨는 “단순히 ‘큰 그림’만 잘 그려서는 경영기획을 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기획실의 업무는 흔히 드라마에서 봤던 ‘실장님’의 화려함보다는 오히려 학보사에서 일했던 기자의 경험과 비슷하다는 것이 김 씨의 생각이다.

김 씨는“학창 시절에는 엑셀로 손익을 따지고, 파워포인트로 기획안을 짜는 것을 경영기획 직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면서 “오히려 소통능력과 논리력이 가장 필요한 직무가 바로 경영기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하는 일을 보자. 우선 그는 기록을 한다. 최고경영자(CEO) 등 수뇌부가 모이는 매달의 임원회의를 기획·진행하는 것은 김 씨의 업무다. 회의에서 정해진 사업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모니터링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일도 한다. 영업이나 마케팅, 생산, 연구개발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꾸준히 현업 부서를 ‘취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때론 머리보다 발이 더 중요한 셈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경영기획 부서는 외부와의 소통 전략까지 고민하는 기업의 컨트롤 타워가 되고 있다.

코웨이의 경우 지난해 얼음정수기 니켈 함유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당연히 경영기획의 화두는 ‘신뢰 회복’이다. 코웨이 경영기획 직군에 지원하려는 취업 준비생이 이런 고민을 모르고 안정적인 영업이익 확보 방안이나 신성장동력 발굴 같은 거창한 명제만 강조한다면, 합격에서는 멀어진다는 이야기다.

다른 회사 경영기획 직무를 원하는 취업자들도 이런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면접 준비를 할 때에도 경쟁사가 어디고, 현재 시장 점유율이 얼마인지 등 단순한 수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내수 기업이라 하더라도 해외 거시 경제 이슈나 정치적 사안과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경영 기획 업무는 국내 사회·정책·기술 트렌드는 물론, 글로벌 경제환경이나 원자재 동향, 국제정치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직무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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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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