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자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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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난지도 이후에 수도권 쓰레기를 어떻게 할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대한 해답이 해안매림으로 결론이 났다. 김포와 영종지구 두곳에 앞으로 1백50년쯤 사용할수 있는 수도권 쓰레기 광역 매립장을 건설하기로 한것이다. 바다를 막아 그 공간을 쓰레기로 채우면 골치아픈 쓰레기처리문제가 해결될 뿐만 아니라 국토 확장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낼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해안매립에 의한 쓰레기 처리는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이 방법을 실시하였고, 뉴욕의 케네디공항은 바로 쓰레기 매립에 의해 생긴 땅을 이용한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웃 일본에서도 동경만에 쓰레기를 메워 「꿈의 섬」을 만들었고, 이어 이보다 훨씬 큰 새로운 매립지를 조성하고 있다.
해안매립에 의한 쓰레기 처리가 불가피하고 현재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라 해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근 해수 오염과 조류의 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파괴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예방책이 최초의 설계단계에서부터 면밀히 고려돼야 하겠다. 쓰레기가 반영구적인오염원이 되어 지하수를 페기물화 하는 일이 없도록 매립장의 지반·구축에도 주의를 요한다.
대규모의 해안매립 쓰레기장을 만든다고 해서 쓰레기 문제가 완전 해결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의 도시와 농촌이 똑같이 이 문제로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최종적인쓰레기 발생 자체를 감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쓰레기의 철저한 분리수거의 실시다. 쓰레기의 종류는 다종 다양하므로 자원으로 재활용할수 있는 것은 수거 단계에서 부터 분리하여 재생산에 이용해야할 것이다.
또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킬 위험이 있는 중금속 성분이나 플래스틱, 비닐 따위는 매립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시켜야 한다.
그리고 태워 없앨수 있는 쓰레기는 소각시켜 여기서 발생하는 폐열과 재(회)를 에너지와비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돼야 한다.
우리가 95%의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는데 반해 프랑스는 겨우6%, 일본도 49%만을 매립하고나머지는 자원으로 다시 이용한다는 현실을 연구해 볼만하다.
본래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은 폐기물을 흙으로 환원시켜 자연의 물질순환에 맡기는 작업이다. 자연의 물질순환에 순응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땅속에 매립하면 영원히 분리되어 축적될 뿐이다. 이러한 물질이 계속 쌓이면 매립장 자체가 폐기물화되어 공해의 원인이 되고 말 것이다.
새로 건설되는 해안 매립쓰레기처리장을 우리가 좀더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노력과 발생된 쓰레기를 자원과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철저히 연구되고 실천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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