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서울대 교수 국제형사재판관 재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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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상설 국제형사사법기관인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초대 재판관으로 활동 중인 송상현(65) 서울대 법대 교수가 26일(현지시간) 9년 임기의 ICC 재판관으로 재선됐다. 송 교수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ICC 재판관 선거 1차 투표에서 70개국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송 교수는 "제 개인의 영예라기보다는 우리나라 국력의 표시"라며 "이 모든 영광을 국민들께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ICC는 집단 학살, 반 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 등 국제법을 크게 위반한 개인을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처벌하기 위해 2002년 7월 1일 설립된 최초의 상설 국제형사사법기관. 최근에는 수단.우간다 등 아프리카 4개국에서 일어난 집단 학살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3년.6년.9년 임기의 재판관이 각 6명씩 총 18명이 재직 중이다.

송 교수는 "한국은 원래 대륙법 계통을 택하고 있고 나는 영미법을 전공해 양쪽 법체계에 익숙하다"며 "재판관들 사이에서 대륙법과 영미법이 충돌할 경우 나름의 조정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선거에서 이같은 점이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1962년과 63년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잇따라 합격한 뒤 미국 하버드대 법대와 호주.뉴질랜드의 대학에서 강의하며 국제사회에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해 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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