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범인」추적 1년|「영구미제」 절차만 남은 김포공항 테러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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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시안게임 개막 1주일을 앞둔 휴일을 급습,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1명을 부상케한 김포공항 폭탄테러사건이 발생한지 14일로 만1년.
세월이 지나면 아픔도 덜어져야 한다지만 피해당사자들로서는 어떤 인과관계도없이 당한 날벼락이라 『왜 우리가 이런 비극을 당해야하느냐』는 풀수없는 물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디욱 또렷이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사건으로 가족4명을 잃고 10명이 부상한 「옥씨가족」은 기독교신자로 제사는 올리지 않지만 가족들이 모여 14일 간단한 추모예배를 올렸다.
◇희생자=사건 현장에서 부모를 잃은 김연진양(10)은 부산할아버지집에서 국교 3학년에 재학중이다.
처음엔 영영 만날수 없는 「엄마·아빠」를 찾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 요즘은 애써 내색도 하지않아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옥씨가족중 상처가 가장심했던 옥윤철씨(53·경기기계공고 교사)는 부상자중유일하게 현재까지 입원중.
파편제거수술은 끝났지만 파편에 납성분이 섞여있어 상처 아무는 것이 더뎌 2개월쯤 더 입원치료를 받아야한다는 것이 의료진의소견.
또 옥씨의 딸 경양(22·서울여대 미술과3년)은 퇴원후 복학했으나 후유증으로 보행에 불편을 겪고있어 계속 물리치료중.
사건직후 보상책임한계로 다툼이 있던 피해보상은 건물주로서 공단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상금 대신위로금을 지급한다는 선에서 피해자들과 개별합의, 옥윤철씨 가족을 제외한 피해자들에게 진료비를 포함해 최고 1억4천6백19만원(김봉덕씨·의사·사망)에서 최저 1천만원(김용하씨·부상)까지 모두 7억3천2백여만원을 지급, 일단락지었다.
공단측은 장애가 남은 경양을 졸업후 공단에 취업토록 하겠다는 약속은 했으나 성형수술비용에 대한문제에 합의를 보지 못했고 옥씨 자신이 임원중이라는 점을 고려, 퇴원후 보상문제를 논의하기로 미루고있다.
◇수사=「얼굴 없는 범인」을 좇는 수사는 수사본부가 수사전담반으로 축소된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직후 박노영 서울시경3부장을 본부장으로 1백10명의 전담요원과 전국의 대공요원을 동원, 사건전후 2주간의 출·입국자중 북괴의 대테러수츨국 국적의 입국자 1만여명,시국불만자, 공항수변주민, 공항직원에 대한 탐문수사와 인터폴을 통한 국제테러리스트의 동향파악등 다각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허탕.
또 시민제보에 1천만원의 포상금까지 내걸었지만 수사는 북괴소행이라는 심증만 굳혔을뿐 범인도, 범증도 밝혀낼수 없어 지난연말 김포공항경찰대에 있던 수사본부를 강서경찰서 대공과로 옮겨 수사전담반(수사 2명, 대공 4명)으로 축소, 결국 영구미제로 종결하는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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