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자필 진술서…‘실제 운영자는 최순실, 나는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시호 씨가 자신의 차명회사로 알려진 스포츠 마케팅 회사 ‘더 스포츠엠’의 실제 운영자가 최순실 씨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최순실의 그림자”라고 진술했다고 TV조선이 1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장씨는 A4 용지 석장 분량의 자필 진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장 씨는 형광펜을 동원해 도표까지 그려가며 ‘더 스포츠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당시 회사의 대표는 한 모씨였지만, 실제 운영자는 이모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라고 주장했다.

장 씨는 최 씨의 지시로 회사를 만들었으며 “‘스키단’과 ‘동계스포츠단’ 창단 등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씨가 ‘삼성 때와 같이 어디에선가 연락이 올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KT측에서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KT 측의 반대로 스포츠단 창단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최 씨는 “한 대표가 어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쫓아냈다. 또 최 씨가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기안서를 제출받았고, 집무실도 사용했다고 적었다.
장씨는 특히 최씨가 ‘더 스포츠엠’을 통해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의 이권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17일 열린 최씨 등의 1차 공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영재센터 직원들은 장씨가 업무지시 및 자금관리 운영 등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실질적으로 장씨가 영재센터를 좌지우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최씨 측 변호인은 “장씨가 영재센터 정관 변경 당시 회의록을 조작, 사무국이 법인 예산집행 및 결산 승인권을 확보하게 하고 마케팅·컨설팅업체 개입을 허용하도록 한 내용이 수사보고에서 확인됐다”며 “(영재센터는) 장씨의 개인적 사리사욕을 충족하는 도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관 변경을 통해 사무총장인 장씨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고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보고의 결론"이라며 "장씨가 실세로 운영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씨는 일주일에 두세번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 사무실에 출근하는 등 두 기업의 실질적 오너였다고 진술했다”고 장씨 소유임을 거듭 부각시켰다.

반대로 장씨측은 영재센터에 관해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장씨측은 지난해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2차 청문회 당시 영재센터에 관해 이 같이 말하고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최씨측과 장씨측이 영재센터를 사이에 두고 '네 것'이라며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