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강남권 집값 끌어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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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주상복합아파트가 서울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의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편리한 시설, 뛰어난 입지여건 등을 내세운 주상복합은 구매력 있는 수요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특히 대규모 단지형과 대형 평형의 고급 주상복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솔렉스플래닝 장용성 사장은 "주상복합아파트가 본격 분양된 1990년대 말에는 높은 용적률 때문에 주거환경이 나쁠 것으로 우려됐으나 막상 입주하면서부터는 시장을 주도하는 확실한 주거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가격=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최근 한 달 동안 호가가 최고 2억원 정도 올랐다.타워팰리스 1,2차는 매물이 귀하다. 1차 50평형이 12억~13억원으로 한달새 호가가 1억~2억원 뛰었다.

반면 타워팰리스와 경쟁을 벌이는 인근 일반 아파트는 상승폭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대치동 개포우성 1차 65평형(16억원 정도)이나 선경 2차 55평형(13억원선)은 한달새 6천만~7천만원 올랐다.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 현대수퍼빌도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60~70평대가 한달새 5천만원까지 올랐다. 서울 목동과 분당 신도시의 주상복합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이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최고 1억원 이상 올랐다. 56평형짜리 로열층은 목동 최고가인 9단지나 3단지의 55평형 시세(10억5천만원선)를 넘었다.

분당의 경우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백궁.정자지구 파크뷰는 분당에서 가장 비싼 서현동 시범단지의 일반 아파트보다 비싸며 다른 주상복합도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파크뷰 30평형대가 5억원 이상으로 시범단지 삼성한신아파트 같은 평형대보다 5천만원 가량 더 비싸다. 지난해 하반기 시세가 역전됐다.

분당 정자공인 이숙경 실장은 "주상복합은 10년이 넘은 기존 아파트보다 주거기능이 뛰어나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인기 계속될까=이들 주상복합아파트는 단지 내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첨단시설로 무장함으로써 생활이 편리하다. 빽빽한 단지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반 아파트보다 주거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고급 마감재와 철저한 보안시스템 등 부유층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이 고급 수요층을 끌어들인다. 기존 일반 아파트의 대형 평형 수요를 주상복합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것이다.

강남구 아크로공인 남기윤 실장은 "학군이나 환경.생활편의시설이 나무랄데 없다는 게 입주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한다.

주상복합에 대한 관심은 청약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 지난 5월 말 서울 광진구 자양동 포스코건설의 더샾 스타시티가 75대 1, 지난 4월 말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된 대우트럼프월드는 30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새 아파트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못미치는 곳일수록 주상복합이 가격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주상복합 급등세를 거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기능성 등에 있어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일반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분당의 주상복합촌인 정자동 일대의 입지여건이 기존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내다봤다.

안장원.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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