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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은 다음에’라는 문재인 … ‘광주 노사모’ 결집 나선 안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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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야권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선 호남에서 ‘선택’을 받아야 한다. 특히 민주당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이래 네 번의 대선을 치르는 동안 ‘호남 1위=대선후보’라는 등식은 깨지지 않았다.

호남으로 몰리는 야권 대선주자들
호남 지지율 31% 문재인 전북으로
20% 안희정은 광주·목포 찾아가
11% 안철수는 오늘부터 1박2일
손학규도 전주서 박지원 등 만나

주요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호남에서 주말 대회전(大會戰)을 벌였다.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싹쓸이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13일부터 광주광역시를 찾는다. 안 전 대표와 통합경선을 하기로 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호남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 왼쪽)가 12일 전주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결의대회’에 참석해 안도현 전북포럼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사진 왼쪽)가 12일 전주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결의대회’에 참석해 안도현 전북포럼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해 “우리 당의 노력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왔다. ‘혁신도시 시즌 2를 추진해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북기자협회와의 간담회에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지사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두 분의 지지도 상승은 당의 외연이 확장되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두 분은 이번에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국가를 이끌 지도자로 커 나갈 것”이라며 덕담이자 견제 발언을 곁들였다.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 일선에 물러나겠다’는 지난해 총선 발언에 대해선 “다행스럽게 호남에서 지지를 보내주고 계셔서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고 응수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고(故) 윤상원·박기순씨의 묘비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는 1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고(故) 윤상원·박기순씨의 묘비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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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11일부터 1박2일간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호남행에 나섰다. 전남 목포와 2002년 대선에서 노풍(盧風)의 진원지였던 광주를 차례로 방문해 야권 적통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다. 12일 국립 5·18민주묘역을 방문한 안 지사는 방명록에 “꺼지지 않는 횃불 5·18”이라고 썼다. 안 지사는 전날 광주 동구에서 ‘노사모’가 주축이 되어 마련한 행사도 열었다. ‘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란 행사에서 그는 “야당의 역사는 당내 주류 선거판에 소수자로서 도전한 김대중의 40대 기수론과 2002년 이인제 대세론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던 노무현의 도전·역전의 역사였다”며 “그런 민주당의 DNA와 역사로 2017년 새로운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역대 4번 대선서 호남 1위가 민주당 후보

지난 10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 전 대표는 31%를, 안 지사는 20%를 기록했다. 실제 광주에선 민주당 경선이 뜨거운 이슈였다. 금남로 옆 한 포장마차에서 만난 한모(76)씨는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문재인이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디, 안희정이는 나와서 야문 소릴 하니까 딱 좋드라…”고 하자 옆자리에서 “아니지 성님, 안희정이는 아직 어링게 이번에는 문재인이 하고, 차기에 안희정이 하고, 그라믄 10년 아니오”라는 답변이 바로 튀어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요즘 광주에서는 두 명만 모여도 대화 주제가 문재인·안희정”이라며 “친노의 대표주자인 두 사람이 지지율 1·2위에 오르면서 정치 열기가 되살아났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13~14일 광주와 전북을 찾아 추격전에 나선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2~24일에 이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호남행을 택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0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 지지율 4위(11%)로 나타났다. 안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용주 의원은 “방심하면 (손 의장과의 통합) 경선에서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매주 한 번씩 호남을 찾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손 의장의 도전이 거세다. 손 의장은 틈틈이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7~9일 호남을 찾은 데 이어 12일에도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동영 의원과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서 막걸리 러브샷을 했다.

유성운·안효성 기자, 광주=채윤경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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