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기지개" 미분양아파트 잘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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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사하려는 사람들로서는 집 값이 올라도 걱정, 안 올라도 걱정이다. 집 값이 오르면 경제적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마련이고 집 값이 내리면 거래가 줄어들어 살던 집을 팔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간에 지난 8월부터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 값이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사철이 다가선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워낙 주택거래가 위축되었던데 대한 반등이라는게 정부나 관련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주택의 가격이나 거래가 보통 3년정도 기간을 두고 주기적인 등락현상을 보여왔는데 지난84년이후 주택경기가 계속 침체되어 왔으니 이제 활기를 띨때가 됐다는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미분양 아파트들이 최근들어 부쩍 팔려 나가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공의 미분양아파트 경우 지난 6월에는 하루 평균 22가구정도 분양되던 것이 7월에는 28건, 8월에는 무려 76건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8월중순쯤부터는 하루평균 1백가구 이상이 팔려 나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안팔려 애를 먹어왔던 대구의 송현, 인천의 만수지구 미분양 아파트들도 매기가 일기 시작, 하루평균 10∼20건씩 팔려 나가고 있다.
○…서울시가 지은 목동지구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동안 2회에 걸친 채권 입찰제를 포함해 모두 6차례의 분양에도 불구하고 잔뜩 미분양 아파트를 안고 있던 목동단지는 요며칠 사이에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9∼21단지에 이르는 3차 분양의 경우 그동안 선착순 접수를 실시해 왔었는데 지난달 31일에는 갑자기 줄을 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7회째 실시되는 이번 분양(선착순)에는 모두 7백56가구가 남았었는데 지난달 31일 2백14가구가 팔려 나간이후 이달 들어서도 하루평균 30∼40가구씩 팔리고 있다.
임대아파트는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분양되는데 서울상계 8백30가구 (11∼15평)를 비롯해 12개지역에 모두4천8백70가구다.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는 전체분양 대상 5천5백40가구중에서 절반이 넘는 3천1백69가구가 남아있는데 이들에 대한 재분양을 오는 10일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대상평수는 33∼64평짜리들이다.
○…땅값의 추세도 심상치않다. 금년들어 신설도로 주변 지역과 공단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오름세를 보였던 땅값이 최근의 토지거래신고제 확대실시로 주춤하고있으나 워낙 정국이 어수선하고 돈이 많이 풀려 신고제가 과연 얼마나 버텨줄지 관심거리다.
정부도 토지투기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곧 부동산투기억제 실무대책회의를 열어 대비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토지개발공사가 주택단지를 조성해서 파는 땅값이 9월부터 대폭 싸짐에 따라 주택건설을 하는 건설회사들은 수지에 상당한 도움을 받게될듯. 지방의 중소도시 (대전· 대구·광주제외)에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지금까지 조성원가의 90%에 팔던 땅을 70% 수준으로 대폭 낮췄고, 분양용 국민주택을 지을 경우 조성원가의 1백%에서 80%로 인하했다. 정부가 파는 땅값을 깎아줘 건설회사들로 하여금 임대 및 소규모 분양아파트를 지방에 더 많이 짓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이에따라 지역별로 종전가격과 비교해보면 인천 부평동에 임대아파트를 지을 경우 평당 40만6천80원하던 것이 34만1천3백60원으로 16% 내렸고 분양용 국민주택은 37만9천원므로 7% 인하됐다.

<이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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