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주식 500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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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의 가치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었다.

금융감독원은 1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 주식이 501조9600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32%에 해당된다.

외국인은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한 달(11월)만 제외하고 매달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1조7360억원을, 1월에는 1조7860억원을 각각 순매수(매수에서 매도를 뺀 것)했다.

외국인이 몰린 것은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국내 증시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금융감독원 측은 "포스코, 현대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며 외국인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됐다. 원화가치가 오르고 달러화가 내리면 외국인은 투자 수익을 달러로 환산할 때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추가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곳은 미국이다. 총 206조5000억원으로 외국인 보유액의 41.1%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도 미국은 1조3670억원을 순매수했다. 케이먼군도 (3150억원), 아일랜드(1910억원)가 뒤를 이었다. 반대로 영국(3380억원), 사우디아라비아(2240억원)는 지난달 순매도를 했다.

외국인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사들였다. 1월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90조9260억원으로 석 달 만에 90조원대로 회복했다. 전체 상장 채권의 5.7%에 해당한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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