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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젖소농장 ‘구제역 확진’

중앙일보

입력

충북 보은군의 한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장의 감염 의심축을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5일 오전 11시쯤 보은 마로면의 한 젖소농장은 “5마리의 입술에 수포가 생겼다”며 검역 당국에 의심 신고를 했다. 이 농장에선 젖소 195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농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젖소를 정밀 검사했더니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건 10개월여 만이다. 이전 마지막으로 발생한 건 지난해 3월 29일 충남 홍성군에서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의 젖소는 확산 예방 차원에서 전부 살처분했다”며 “인근 지역 농장의 소와 돼지를 대상으로 백신을 긴급 접종했다”고 말했다.

보은군도 의심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장 인근 지역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해당 마을 입구엔 통제 초소와 거점소독 시설을 설치했다. 구제역 발생 농장 반경 500m 내에는 12개 농가에서 600마리의 소ㆍ돼지 등을 키우고 있다. 반경 3㎞ 내에는 85개 농가가 9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구제역은 발굽이 둘로 갈라진 소ㆍ돼지ㆍ양ㆍ염소 등이 주로 걸리는 가축감염병이다. 조류를 중심으로 번지는 고병원성 AI 못지않게 전염성이 강하고 폐사율도 높다. 구제역 확산 때마다 축산 농가는 큰 피해를 입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AI 발생 때처럼 초동 대처 과정에서 실기를 해선 절대 안 된다”며 “주변 가축에 대한 백신 접종을 확대하고 이동통제도 강력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이어 구제역까지 터지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도선장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검출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 내 가금류 농장에서 번지고 있는 바이러스 유형이다.

AI도 막지 못한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확산 기로에 서는 등 국내 가축 방역 체계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AI와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0~2011년과 2014~2015년이다.

조현숙 기자, 보은=최종권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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