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사 아줌마’ 아들이 제약회사 다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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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또 다른 비선진료 의심자인 ‘주사 아줌마’의 실체가 최순실씨가 단골로 찾던 ‘백 선생’으로 불리던 인물이라는 정황이 나왔다.

3일 밤 방송된 MBN ‘아궁이’에서는 청와대를 수시로 방문했다는 ‘주사 아줌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MC 주영훈은 “최순실에 이어 비선 의료진들도 화제다”라는 말에 이철희 의원은 “의료체계의 시스템을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기 치료사까지 청와대에 방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성형외과 전문의 권영대는 “전직 의료종사자들이 불법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주영훈은 “주사 아줌마 백 선생의 정체가 뭐냐”라고 묻자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불법 의료업계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며 “아들이 제약회사에 다녀 좋은 약을 쓴다고 하더라. 백 선생이라고 하면 다 안다. 불법 시술 후 부작용, 후유증을 겪는 사람도 대다수라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한 패널은 “대통령도 주사를 맞을 수는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적인 시스템을 무너뜨려서 문제가 된 거다”라며 비판했고 김갑수는 “대통령이 맞은 주사의 목록을 보면 경악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권영대는 “과거 정권에서는 보지 못한 의약품들이 많아 의아함을 자아냈다”며 “밥보다 영양제를 많이 먹는다고 하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 대통령이 공식 의료체계를 무시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달 2일 기자들과 만나 “최 씨에게 ‘주사 아줌마’에 대해 물어봤다”며 “당장 응급한 것은 누군가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최씨가 그 일을 맡았다더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 몸이 무척 피곤할 때 정식으로 의료진을 부르면 기록이 다 남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으냐”라며 “그 빈 공간(비공식 진료)을 최씨가 맡은 건데 국민은 최씨가 그걸 이용해서 국정을 농단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2013년 4·5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氣)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대여섯 차례 이상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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