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부터 '명문대생'까지…선화예고 성폭행 논란 후 일베 상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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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생에 명문카를 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한 일베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본인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생에 명문카를 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한 일베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 선화예술고등학교 학생을 성폭행하겠다는 암시글을 올린 30대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해당 사이트에서 '인증 대란'(회원들의 인증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일어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3일 여고생을 납치하겠다는 글을 올린 일용직 노동자 홍모(33)씨를 협박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집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협박성 글을 게재했다.

그의 검거 소식이 전해진 한 기사에서 네티즌의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홍씨가 일용직 노동자인 사실을 비꼬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이 무식하고 주로 단순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일베에서 최초로 인증을 제안한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일베에서 최초로 인증을 제안한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이를 본 한 일베 회원은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저 말도 안 되는 댓글에 추천수를 보고서는 참지 못하겠다. 학력인증·직업인증·통장인증 등 제2의 인증 대란으로 맞서자"고 제안하는 글을 일베에 올렸다. 그러면서 "나부터 인증한다"며 한양대학교 학생증을 공개했다.

인증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일베 상황. [사진 일베 캡처]

인증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일베 상황. [사진 일베 캡처]

이 글이 올라온 후 일베에서는 보유 재산·학력수준 혹은 본인의 직업을 인증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정형외과 의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인증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회원은 투자은행 JP모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며 영국 명문대인 런던정경대(LSE) 졸업증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신이 정형외과 의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자신이 정형외과 의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회원의 글. [사진 일베 캡처]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고려대학교 등 국내 명문대에 재학중이거나 졸업생이다고 주장하는 회원들의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대 의예과 합격증을 공개한 한 회원. [사진 일베 캡처]

서울대 의예과 합격증을 공개한 한 회원. [사진 일베 캡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격증을 공개한 한 회원은 "일베에 39세 일용직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니까 우리과 후배도 있고 선배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일베 회원 홍씨는 2일 일베 게시판에 "39세 아재다. 신용불량자에 빚만 1억원이 넘고 인생이 재미가 없다"며 "선화예고 정문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 한명을 강제로 트렁크에 태워서 경기 구리시의 창고로 끌고 가 교복을 입힌 채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공개되자 페이스북 페이지 '선화예고 뉴스피드'에도 제보가 올라오는 등 해당 학교 재학생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됐다. 상황을 파악한 학교 측은 학교 시설을 임시 폐쇄했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다음날 홍씨를 바로 검거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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