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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국민의당, 연정 협상하자” 박지원 “그럴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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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마친 뒤 같은 당 권칠승 의원(오른쪽)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마친 뒤 같은 당 권칠승 의원(오른쪽)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대선 정국에서 ‘연정론(聯政論)’에 불을 지폈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이다. 따라서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고선 대선 공약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다.

우상호, 교섭단체 대표 연설서 제안
4당체제,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
정계개편 가능성 최소화 전략 분석
문재인·안희정도 연정에 적극적
국민의당 “선거 직전에만 통합 꺼내”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4당체제는 과도기적 체제이며 개혁도 개헌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만일 정당 통합이 여러 사정 때문에 어렵다면 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국민의당에 연정을 제안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우리는 민주당의 패거리 정치, 독점적 행태를 비판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승리로 이끈 정당”이라며 “예의를 갖추는 의미에서도 (그런 제안을) 하시지 말아 달라는 것을 요구하고, 그러한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가 이날 연정론을 꺼낸 것은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당을 ‘연정 파트너’로 묶어 두고 정계개편 가능성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3당인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반문재인 진영을 모으겠다는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구상을 차단해 보겠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 혼자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는 상당수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서로 지지기반이 비슷하고 정체성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해 국정운영을 하면 더욱 힘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민의당 일부 의원은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선 우 원내대표의 제안이 연정 가능성보다는 국민의당 내부 흔들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당내 호남 의원들을 겨냥한 전형적인 내부 분란용”이라며 “민주당이 항상 선거 직전에만 통합 얘기를 꺼내는 것이 이상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연정에 대해선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들도 적극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한 개 정당으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고 여러 정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면 연정도 가능하다”고 최근 밝힌 적이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국가 운영에서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대연정, 헌법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며 대연정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어 “어떤 정치세력과도 경쟁할 수 있으나 경쟁이 끝나면 언제나 그와 단결할 것”이라고 밝혀 여권과의 연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우상호, 재벌·검찰·언론개혁도 주장

우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겨냥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재벌·검찰·언론의 부패한 결탁과 담합 구조를 청산해야 한다”며 “재벌 개혁, 검찰 개혁, 언론 개혁이야말로 탄핵을 통과시킨 국회가 해야 할 후속조치이며 촛불 민심에 대한 대답”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언론 개혁과 관련해 “언론이 바로서야 특권층의 부정과 반칙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다. 언론 개혁은 지금이 적기다”며 “여야가 인정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를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선임하고 노사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면 ‘정권 나팔수 방송’이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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