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 9명, 괌에서 ‘선동열 과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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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야구대표팀 일부가 31일 괌으로 떠나 미니캠프를 차렸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사실상 시작됐다.

투수 원종현·장시환·임정우 등
소속팀 대신 대표팀 캠프서 훈련
“개막하면 최약체 소리 사라질 것”

선동열(54) 대표팀 투수코치는 이날 투수 원종현(NC)·장시환(kt)·임정우(LG)·박희수(SK), 포수 김태군(NC), 내야수 서건창·김하성(이상 넥센), 외야수 손아섭(롯데) 등 8명의 선수와 함께 괌으로 떠났다. 이미 괌에서 훈련 중인 투수 차우찬(LG)도 합류해 WBC 미니캠프는 선수 9명, 코치 3명으로 구성됐다. 소속팀 훈련을 따라가지 않고 대표팀 캠프를 택한 이들은 오는 10일까지 괌에서 훈련한 뒤 12일 대표팀 공식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LA 다저스)·김광현(SK) 등 국제무대에서 강했던 투수들이 부상 탓에 빠졌고, 추신수(텍사스)·강정호(피츠버그)·김현수(볼티모어)·박병호(미네소타) 등 메이저리그 야수들은 구단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위기 의식을 느낀 김인식(70) 대표팀 감독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급 마무리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28명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선 코치는 “오승환 덕분에 투수 운용은 8회까지만 생각하면 된다. 그게 얼마나 큰 힘인가”라며 “WBC는 다른 대회와 달리 투구수 제한과 휴일 규정이 있다. 룰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3월에 열리는 WBC는 투수를 보호하기 위해 라운드 별로 투구수를 제한(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결승라운드 95개)한다. 또 50개 이상 던지면 나흘, 30개 이상 던지면 하루, 투구 수와 관계없이 이틀 연속 등판하면 하루 이상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선 코치는 “2라운드에서 오타니 쇼헤이(일본)을 만나도 프리미어 12 대회 때보다는 수월할 것이다. 투구수 제한이 있어 선발투수가 완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괴물 투수’ 오타니는 지난 2015년 11월 야구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전 2경기에 등판, 최고 시속 161㎞의 강속구를 앞세워 13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도 선 코치는 “불펜싸움을 하려면 우리 팀 선발 투수가 어느 정도는 버텨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을 보좌해 2006년 WBC(4강)와 2015년 프리미어12(우승)에서 완벽한 투수 운용을 했던 선 코치는 “힘든 대회가 될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다를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하나로 뭉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괌=온누리 JTBC 기자 nuri3@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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