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부대' SK 대포로 LG 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인천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SK는 홈구장에서 SK 선수가 홈런을 치면 경기장이 떠나갈 듯 엄청난 사이렌을 울린다. 문학경기장 인근 주민들과 차를 타고 제2 경인고속도로를 지나는 사람들이 SK가 홈런을 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만큼 홈런과 이어지는 SK의 사이렌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준다.

SK가 7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6-3으로 승리했다. SK는 4연패에서 벗어났고 LG는 5연승 행진을 끝냈다.

이호준이 4번 타자답게 첫 사이렌을 울렸다. 이호준은 2회 LG 선발 이동현을 상대로 1백25m짜리 큼지막한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렸다. 올 시즌 25호 홈런이다. 소총부대로 불리던 SK에서 대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이호준은 이승엽(삼성).심정수(현대).마해영(삼성)에 이어 홈런 부문 4위다.

수위타자 이진영은 3회 두번째 공습경보를 울렸다. 역시 이동현을 상대로 똑같은 코스로 빨랫줄 같은 홈런을 때렸다. 4회에는 박경완과 김민재가 랑데부 사이렌을 울렸다.

LG는 두 차례 담장을 넘겼다. 물론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고, 이 가운데 하나는 아예 홈런으로 인정되지도 않았다. LG는 5회 이종열의 홈런으로 2-5로 다가간 뒤 7회 2사3루에서 알칸트라가 담장을 넘겼으나 성호를 긋고 하늘을 가리키는 홈런 뒤풀이에 열중하다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알칸트라는 3루타를 치고 홈에서 주루사한 것으로 처리됐다. 홈런을 치고 주루사한 것은 99년 송지만(한화)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두번째다. 5-4가 됐던 점수가 5-3으로 환원됐고 최근 역전의 명수가 됐던 LG는 추격의 끈을 놓쳤다.

한편 손혁(두산)은 잠실 삼성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5와3분의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막아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손혁은 마운드를 내려와 결혼을 약속한 프로골퍼 한희원과 국제전화로 통화를 했다.

한희원은 벌써 누군가와 통화를 했는지 "잘 던지고 내려왔다면서요"라고 기뻐했고 손혁은 "아직 안 끝나서 모르겠다"며 애써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날 손혁은 두산 이적 후 첫 승리를 거뒀다.

마산 롯데-한화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이태일.성호준 기자, 문학=김종문 기자

◆ 7일 전적

▷ 잠실

삼 성 003 000 001│4

두 산 000 020 000│2

전병호, 김현욱(6), 오상민(8), 정현욱(8):이경필, 이혜천, 이재영(7), 정성훈(9), 차명주(9), 구자운(9)

(승) 전병호(6승2패1세) (세) 정현욱(1승2패1세) (패) 이경필(3승10패)

▷ 잠실

삼 성 000 002 000│2

두 산 103 001 00×│5

김진웅, 강영식(4), 노장진(7), 라형진(8):손혁, 차명주(6), 권명철(6), 이혜천(7), 이재영(7), 구자운(9)

(승) 손혁(1승4패) (세) 구자운(3승7패9세) (패) 김진웅(7승8패) (홈) 브리또○18(6회2점)

▷ 문학

L G 000 010 200│3

S K 011 201 10×│6

이동현, 이병석(5), 서승화(6), 전승남(7), 김진유(8):송은범, 김희걸(6), 조웅천(7), 채병용(8)

(승) 송은범(6승2패4세) (세) 채병용(7승2패1세) (패) 이동현(4승10패) (홈) 이호준○25(2회1점)이진영⑬(3회1점)박경완⑫(4회1점)김민재③(4회1점.이상 SK), 이종열②(5회1점.LG)

▷ 수원

기 아 202 000 022│8

현 대 000 502 002│9

리오스, 고우석(4), 유동훈(5), 오철민(6), 신용운(8), 이강철(9):이동학, 조규제(5), 신철인(6), 권준헌(8), 조용준(9), 김성태(9)

(승) 김성태(2승) (패) 이강철(6승4패1세) (홈) 박진만⑫(6회 1점)김동수○16(9회 1점.이상 현대)박재홍⑨(9회 2점.기아)

▷ 수원

기 아 000 202 000│4

현 대 100 000 001│2

이원식, 신용운(4), 존슨(8):김수경, 김성태(6), 이대환(9)

(승) 신용운(7승3패2세) (세) 이강철(6승4패2세) (패) 김수경(5승7패) (홈) 브롬바③(9회1점.현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