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 정서 부추기는 교과서 내용 고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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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기업은 경제활동에서 얻어진 이윤을 근로자와 형평성 있게 나누고, 문화활동이나 장학사업 등에 대한 지원을 통해 기업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데 앞장서야 한다'(중학교 사회3)

대한상공회의소 손영기 경제교육팀장은 7일 "상당수 현행 교과서가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고 하면서도 사회적 역할이나 빈부 격차 해소에 대한 책임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교과서의 서술 경향은 일반인에게 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미흡할 때 비난받아야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토대가 됐다는 얘기다.

상의는 7일 '우리나라 반기업 정서의 현황과 과제'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반기업 정서는 이같은 경제 관련 교과서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외환위기의 책임을 기업으로 몰고간 사회적 분위기▶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의 잘못을 들춰내 처벌했던 관행 등도 원인으로 꼽았다.

상의는 이같은 반기업 정서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힘들다며, 경제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하는 등 민관 공동의 '반기업 퇴치 프로그램'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기업의 1차적 목표는 이윤 극대와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경제 성장으로 부(富)의 사회 환원이나 빈부격차 해소는 부차적 목표로 인식토록 교과서를 고치고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 등을 알리는 '반기업 퇴치 프로그램'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상의는 보고서에서 다국적 컨설팅 업체 액센추어사가 2001년 세계 22개국 8백8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한국의 반기업.반기업인 정서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액센추어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CEO의 70%가 '있다'고 응답, 1위를 기록했다. 네덜란드가 13%로 가장 낮았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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