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뇌물수수 및 불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이청연 인천교육감에 징역 12년 구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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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청연 인천교육감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장세영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교육감에 대해 징역 12년에 벌금 6억원, 4억2천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교육감의 측근 이모(62)씨와 교육청 전 행정국장 박모(59·3급)씨 등 공범 3명에게 각각 징역 5년에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장에는 이례적으로 김형근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가 직접 나섰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이득을 취한 것은 이 교육감 하나 뿐"이라며 "이 교육감은 뇌물 등 수뢰액이 4억2000만원에 달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공범에 대한 일말의 죄의식도 보이지 않고 있어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선 "이 교육감을 위해 범행에 가담했고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테 안경을 쓰고 짙은 남색 양복입고 법정에 선 이 교육감은 최후 진술에서 "이번 건으로 억울함과 외로움 등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주변을 잘못 챙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2015년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 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자(57)에게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2014년 2∼4월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선거홍보물 제작업자와 유세차량 업자로부터 계약 대가로 각각 4000만원과 8000만원 등 총 1억2000만원을 받고 회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이 교육감이 측근을 이용해 검찰 수사관을 만나 수사상황 등을 전해 들은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 해당 수사관은 업무에서 배제돼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 이 교육감의 사전 구속영장을 2차례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결국 불구속 기소했다. 이 교육감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9일 열린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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