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하면 쉽게 연상되는 것이 「기벽」이다. 그러나 국내문인들이 즐기는 취미는 보통사람들과 거의 다를 바 없이 등산·바둑·여행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월간 『소세문학』 지가 최근 7백42명 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문인취미활동분석」에 따르면 문인들이 즐기는 취미는 ①등산(86명) ②바둑(78명) ③여행(67명) ④음악(60명) ⑤운동(52명) ⑥낚시(46명) ⑦독서(39명) ⑧서예(30명) ⑨원예(29명) ⑩수석(27명) 의 순.
취미생활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등산은 문인들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작업이 일반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육체소모가 큰 작업임을 나타내고 있다. 연령별로는 50대(37), 40(27) 등으로 집계되어 오래 글쓰기를 계속해온 문인들일수록 건강, 곧 작업량이란 공식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위로 지목된 바둑 역시 문인들의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산이 육체의 건강을 상징한다면 바둑은 정신의 건강을 상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둑분야에는 여류문인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3위를 기록한 여행은 취미로만 즐기기보다 좋은 작품소재를 찾거나 작품의 배경을 탐사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 가미되어 있음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즉 창작성이 가장 덜한 평론분야에선 단 한 명도 꼽지 않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또 4위를 기록한 음악은 여류문인들 중에는 1위를 기록해 바둑과 반대로 여류들은·음악감상을 통해 글쓴 후의 정신적 긴장을 푼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아름다운 여자 바라보며 마음대로 상상하기」「바람소리 듣기」 「별보기」「꿈꾸기」등도 들어있어 문인들의 낭만성과 열린 의식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술마시기」(5명)을 취미로 써놓은 문인들까지 있어 「얼마나 애주가면 취미생활에까지 포함시킬까」하는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