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홀 최소타…신들린 신예 골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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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저스틴 토마스(24·미국·사진)가 새해 초 세계 남자골프계를 뒤흔들었다.

저스틴 토마스, 14년 만에 대기록
매킬로이·스피스 장점 갖춰 인기

토마스는 16일 미국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소니오픈에서 합계 27언더파 253타로 우승했다. 253타는 2003년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254타)을 1타 줄인 신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서 토마스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1라운드에서는 최연소(23세8개월) 59타 기록을 세웠고, 2라운드에서는 36홀 최소타(123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리고 3라운드 후엔 54홀 최소타 타이기록(188타)을 작성했고, 최종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면서 대기록을 완성했다.

특히 마지막날 마지막 홀 버디는 ‘72홀 최소타 드라마’의 화룡점정이었다. 첫날 59타 기록도, 72홀 최소타 기록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조차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토마스는 지난 시즌까지 1승 뿐인 신예다. 하지만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3승을 쓸어 담으며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의 장타와 조던 스피스(24·미국)의 퍼트를 섞어놓은 스타일로 ‘판타지 스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키 1m78㎝, 몸무게 66㎏의 마른 체형이지만 400야드 이상의 장타를 펑펑 날린다. 또 2015년 메이저 대회에서 2연승한 스피스처럼 자로 잰 듯한 퍼트까지 보여주고 있다.

1993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토마스는 아버지가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했다. 이미 14세부터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거리를 냈다. 2013년 프로에 뛰어든 그는 이듬해 웹닷컴(2부)을 거쳐 PGA투어에 입성했다. 2015년 10월 CIMB 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을 달성한데 이어, 지난해 이 대회 2년 연속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시즌 첫 대회였던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어 소니 오픈까지 2연승 중이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지난 시즌 1.775개(94위)에서 올 시즌 1.637개(4위)로 줄어든 덕분이다.

토마스가 지난해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414야드는 지난 시즌 PGA투어 최장 드라이버 샷으로 기록됐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굉장히 유연하고 파워풀한 토마스의 스윙은 매킬로이와 비슷해 보인다. 볼의 분당 회전수가 보통 2700rpm인데 토마스는 2000~2200rpm이다. 백스핀이 적게 걸려 런 거리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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