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조선등 불황산업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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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제기획원은 14일 상오 제10회 민관경제사회협의회를 열고 KDI의「노사분규의 경제적 영향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최근의 노사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점심도 미뤄가며 3시간 20분 동안이나 진행돼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다음은 각 참석자의 발언 요지.
◇추인용부총리 = 정부는 그간 노사자율해결원칙을 고수해 왔다. 앞으로도 공권력을 발동, 임시 미봉책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래의 산업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질서가 재정립되도록 모든 지원을 해나갈 것이다.
◇이용준노총부위원장 = 노사관계는 협조와 대림·의 양면성이 있으나 우리는 그간 협조만 강조되고 대립은 금기·억압돼왔다. 따라서 성장과 안정, 노사발전을 등가로 올려놓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임금인상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이번 분규사태에서 보듯 요구사항의 60%정도가 기업주의 조그만 성의로도 해결이 가능했던 것들이며 요구가 과다하다지만 늘 요구해온 것이 한꺼번에 터져나온데 지나지 않는다.
◇이동찬경총회장 = KDI의 노사분규 분석은 그 가정이 모두 현실보다 과소평가돼 있다.분규가 타결되더라도 임금상승률은 KDI의 가정12∼13%, 또는 15∼16%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며 그 영향도 훨씬 커질 것이다.
최근의 타결사례를 봐도 경제적 손실은 KDI의 전망보다 훨씬 크며 기업인의 의욕이 상실돼 인원감축에 신경을 안쓸수 없게 한다.
종업원 지주제는 재산증식에는 도움이 되나 주인의식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안된다.
정부는 최근의 분규가 법위반임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부작용이 얼마나 큰지도 알려야 한다.
◇유기허중소기협중앙회장 = KDI는 임금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생산성 향상으로 충당하라고 했으나 이는 어렵다.
분규가 중소기업쪽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견뎌낼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최근 중소기업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두가지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쪽은 한두달이면 부도사태가 날것으로 우려하고, 또 한쪽은 외의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못하면 집어치우자하는 심리적 경향이 팽배해 있었다.
◇배무기서울대교수 = 대기업은 자금능력이 있어 타협이 가능하나 탄광·운수·해운 등 구조적 불황산업이 문제다. 정부는 구제금융도 생각해야 하며 계속 중립적 위치를 지켜야 한다.
노사협의회를 지역별·업종별로 소집, 과도한 요구를 중화시키고 노총은 어용노조 시비에 대해서는6개월 이내에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 해결해야한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연대투쟁이 우려되므로 사용자는 신속히 성의를 표명할 때다.
◇나웅배상공부장관 = 자유기업주의와 노사협조는 경제발전의 두 기둥이다.
기업들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내와 자제력을 가지고 근로조건 개선에 노력하고 기업의 경영내용을 터놓고 알려 이해시켜야만 한다. 또 전문경영인을 육성하고 책임경영을 시켜야 할때가 됐다.
근로자들도 일단 공장을 돌리면서 협상해도 이제는 요구사항이 수용된다는 점을 믿어주기 바란다.
정부는 노동법을 고치는 등 공정한 노사관리자가 될것이며 준 조세·금리 등의 보완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산업구조 재조정도 무리없이 추진할 것이다.
◇구자경전경련회장 = 경제적 타격보다 기업인의 심적타격이 훨씬 심각하다. 올해, 들어서도 환율이 저상되고 경쟁력이 안돼서 무리한 수출을 하는 품목도 많다. 최근 노사분규로 수출금융상환이 어렵고 지체 보상금 문제 등이 일어나고 있다.
◇이규창권국대상경대학장 = 앞으로 이번의 타결약속이 안 지켜질 경우 9월 개학이후 학생들의 노학연결 등이 큰 걱정이다. 근로자수가 늘면서 해방후 세대·고학력 세대가 늘고 있는데도 창업주들은 자신들이 태어난 시대의 가치관만 갖고 기업을 지탱하려 해왔다.
◇남덕우무협회장 = 지금까지 잘못된 것, 이를테면 기숙사·장학금·주택마련 등의 제도가 있었지만 노사간의 협의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었으므로 그것마저 일방적인 시혜관계로 받아들여졌지 정당히 평가방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노사관계 재정립과 임금결정 과정의 개선이 더 중요하다. 정치가 먼저 대화와 타협의 모범울 보이고 노사도 이를 본떠야만 노사분규가 큰 희생 없이 수습될 수 있다.
◇이경총회장 = 우리기업의 역사는 짧다. 근로자가 성장과정에서 희생된 것은 인정하나 앞으로2∼3년만 더 참으면 될것을 지금 그걸 참지 못해 불행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기업은 크게 반성한다. 근로자도 조금만 더 참아달라.
◇조기용최저임금심의위원장 = KDI보고서는 임금이 오르면 경제에 손실이라는 이야기만 하고있는데 그보다는 준조세나 기업경비절감 등 다른 비용들을 어떻게 줄이느냐하는 대책위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옳다.
결국엔 분규가 잘풀릴것이라고 낙관하지만 그럴려면 기업의 회장이 직접현장에 가서 대화해야만한다.<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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