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2주 째 "일파만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일파만파. 13일로 2주 째에 접어든 노사분규는 농성파업·휴업·조업중단·타결·다시 농성파업 등 끝간데를 모른 채 꼬리를 물고있다.
대기업에서는 노사간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 점차 수습되는 국면이나 중소기업체로 분규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그 동안 조용했던 구미전자공단에서도 12일 중 금성전선 등 회사에서 분규가 발생, 비상이 걸렸다.
또 대전 충남방적·국내 최대합판메이커인 부산 성창기업·인천 삼익악기 대구 금복주 등 크고 작은 제조업체에서 노사분규가 확산되고 있다.
금성전선 근로자 5백 여 명은 11일 하오9시15분부터 공장 후문 광장과 정문 등에서 ▲기본급 인상 ▲상여금 실수령액 기준 지급 ▲퇴직금누진제 실시 ▲가족수당신설 및 구정보너스 지급 등 12개항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농성에 들어갔다가 13일 상오1시 해산했다.
농성근로자들은 12일 하오7시30분까지 박원근부사장이 나타나지 않자 회사 밖으로 진출, 도로를 점거, 농성을 벌이다 하오9시쯤 경찰1백 여 명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근로자들은 회사안에서 농성을 벌이다 『현재 문사장이 서독에 있으므로 사장 귀국후인 22일부터 협상을 시작하자』는 회사측의 설득에 따라 13일 상오1시쯤 해산했다.
금성전선측은 11일 밤 분규가 시작되자 11일 야근조부터 16일까지 임시로 유급 휴무키로 결정, 공고했으나 야간근무조가 퇴근하지 않고 또 12일 아침에 출근한 근로자 3백 여 명이 합세, 농성에 들어갔었다. 금성전선은 13일 상오 현재 현장기능공은 임시 휴무결정에 따라 출근하지 않고 사무기술직만 출근하고 있다.【종미=특별취재반】
금성사 구미공장도 12일 상오8시 근로자 3백 여 명이 회사 후문 앞에 모여 ▲상여금 1백% 인상 ▲가족수당·장기근속수당지급 ▲연장근무단축 등 6개항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회사측이 『개별공장단위에서 해결할 수 없으며 그룹차원에서 일괄처리 할 예정』이라며 『휴무기간 중 개선내용을 근로자들에게 통보하겠다』고 설득, 이날 상오10시쯤 해산했다.
회사측은 분규가 시작되자 12일부터 16일까지 임시 휴무키로 결정했다. 금성사도 기능공은 출근하지 않고 사무기술직과 검수반 등 주요부서 기능공들만 나와 공장가동은 2일째 되지 않고 있다.
오리온전기노조는 13일 상오11시 회사측에 ▲상여금 1백50%인상 ▲회사주식의 공평분배 ▲식대개선 등 7개항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 농성을 벌였다.
컬러TV·컴퓨터 제조업체인 오리온전자 근로자 5백 여 명은 13일 상오10시30분쯤 회사운동장에 모여 ▲기본급 50%인상 ▲상여금 2백50%인상 ▲휴가특근처리 등 개항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전자와 오리온전기는 13일부터 16일까지 휴무키로 했다.
한국산우드(주) 근로자 2백 여 명도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작업을 중단하고 ▲임금 25%인상 ▲상여금 1백50%인상 ▲장기 근속수당지급 등13개항을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하다 이날 하오3시쯤 ▲임금 7%인상 ▲가족수당 지급 등에 합의, 해산했다.
염직가공업체인 한일염직노조는 12일 하오3시 회사측에 ▲상여금 1백50%인상 ▲야간근무폐지 ▲일요일 및 휴일근무폐지 등 10개항을 요구, 13일 중 회사측과 노사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전】
섬유수출 업체인 충남방적 (대표 이준호·대전시 원내동100) 근로자 4천 여 명은 13일 상오 조업을 거부하고 사내축구장에 모여 ▲어용노조퇴진 ▲임금40%인상 ▲상여금4백%지급(현재 2백%)등 8개항을 요구하며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들은 12일 하오11시30분쯤 경비실 유리창을 깬 뒤 노조사무실에 몰려가 노조간판을 떼어내고 유리창 20여장을 부쉈다.
3천8백 여 명의 여성근로자들은 13일 상오1시50분쯤 기숙사로 돌아가고 남자들만 2층 회의실에서 철야농성했다. 12일 하오7시50분쯤 이 회사 이종형회장이 서울에서 내려가 근로자들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회사측은 근로자들의 농성으로 조업이 불가능해지자 12일하오6시쯤 대전세무서에 휴업계를 제출했다. 【부산】
국내 최대규모의 합판제조업체인 성창기업(대표 정해린·부산시 우암1동363) 소속 근로자 9백 명 중 1백20여명은 12일 하오3시30분쯤부터 정문에서 연좌농성을 시작, 철야한 뒤 13일 상오 현재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봉급 25%인상 ▲상여금 2백%를 4백%로 인상 ▲어용노조퇴진 등 3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
삼익악기(대표 이효익) 근로자 2천 여 명은 12일 상오10시l5분부터 운동장에 모여 ▲어용노조퇴진 ▲노조직선제 실시 ▲임금30 %추가인상 ▲상여금 6백%지급(현4백%) 등 13개항을 요구, 철야농성을 벌였다.
회사측은 이날 하오4시 중역회의를 열고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휴무키로 결정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