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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난수방송…영화 '의형제'에서 강동원도 들었던 난수방송, 의미는?

중앙일보

입력

“428페이지 51번, 192페이지 33번, 260페이지 41번….”

북한 당국이 대외용으로 운영하는 라디오 매체, 평양방송이 13일 오전 0시45분(한국 시간 1시15분) 내보낸 난수(亂數)방송의 일부다. 난수방송이란 숫자ㆍ문자 등의 나열을 조합한 난수로 만든 암호를 통해 외부에 나가있는 요원에게 지령을 전달하는 방송이다.

2010년작 영화 ‘의형제’에서도 배우 강동원이 연기한 남파공작원이 서울의 PC방에서 난수방송을 듣고 북한의 지령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강동원이 연기한 북한 공작원 송지원은 난수방송을 들으며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부활』을 표지로 한 난수책을 봐가며 암호를 해독했다.

북한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으나 지난해 6월24일 재개했다. 이를 두고 실제 남파 공작원을 위한 지령일 가능성과, 남측 사회 분열을 꾀한 북한의 전략에 불과하다는 가능성이 모두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017년 들어 처음으로 지난 8일 첫 난수방송을 한지 닷새만인 13일 또 난수방송을 내보냈다. 지난해 22차례 내보낸 난수방송은 기존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한 것도 많았으나 올해 2번의 방송은 모두 암호 내용이 달랐다.

정부 관계자는 “실제 남파 공작원 지령일 가능성도 있으나 남측 사회에서 난수방송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을 악용한 대남 기만 전술일 가능성을 모두 놓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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